수도원에서 들려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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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길 목사 칼럼
순교자의 자녀가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삼십 여년 전 주일 새로이 나온 뉴욕에서 클립사이드 파크로 이사 온 어머니와 갓 결혼한 아들 부부 정작 그 집에 도착했을 때는 반백에 지성적인 인상을 풍기는 듬직한 아버지 일찍이 일본 유학 가서 법학을 전공한 지금 미국에서 법적인 문제를 자문해...
휴지와 개똥주머니를 줍는 청년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가쁜 숨을 내쉬며 달리는 두 세 명 무리 지어 이야기 나누며 걷는 갓난 아이 수레를 끌고 지나가는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 산책하는 자전거 타고 신나게 달리는 생각에 잠겨 혼자 거니는 기도서를 낭송하며 걷는 정교회 수도사 가족들과 운동 삼아 함께 걷는 ...
암( 癌) 투병하는 목사님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사순절 방 안을 한대 촛불로 밝혀 침묵 중에 알레그리 미제레레(Allegrie – Miserere)를 듣는다 소파에 누운 수척한 몸 가끔 떨리는 손 십자가 상의 예수님을 생각하며 성경을 낭송하는 마른 입술 키모를 받다 지친 몸 위해 기도 드리는 앞날에 다가오는...
네시간 후 일도 몰라요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석달 사이에 두번 장례를 치룬다. (1) 떨리는 음성으로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흐느끼는 목소리 아빠가 운명하기 전에 자녀들 모두 모여 병상에 둘러서서 마지막 이별하는 침통한 자리 산소 호홉기 떼어내기 전에 목사님 꼭 오셔서…. 기다리는 기도 한...
반려견이 참석하는 결혼식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삼십 년 전 돌 예배를 드려 주셨던 아기세례를 집례해 주셨던 목사님께 스테파니 결혼주례 부탁하려고 서울서 걸려 온 재니스 권사님 전화 이민 올 때 케네디 공항까지 손수 밴을 몰고 오셔서 이민 보따리 주섬주섬 자동차에 실어 주시는 손잡고 기도해 주...
다시 그런 교회 되게 하소서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문화는 사조를 추구하고 신앙의 아집은 교단을 형성하는 이성과 경험과 감성은 시대상을 망라한 굳어진 교리 시간은 역사가 되어 낡아지는 외치는 사람은 다 세상을 떠나는 인간이 애써 만들어 낸 불완전한 주장 육십 이년 전 신학교 예과에 입학하던 열 ...
목사 이름 하나로만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1959년 미션스쿨 교복을 벗고 남산에 있는 신학교에 입학하던 날 문교부 대학 인가령 상관없이 부름 받아 떨림으로 소명감에 뜨거운 신학공부 열 두 해 동안 외길 달려 갔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은 신학 난제들 숱한 세월 전도사 강도사 군목 부목사 담임목사 거...
가난한 고아를 돌보지 못한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파아란 가을 하늘 한 조각 흰 구름 지나가듯 불현듯이 이름도 가물가물 기억도 되지 않는 소년 비가 오면 촉촉이 젖은 몸으로 추운 겨울엔 덜덜 떠는 몸으로 빠지지 않는 중고등부 예배 교복 없이 단출한 옷차림 모두들 교복차림 속에 튀어난 어린 남학생 ...
아니야 이건 정말 아니지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리버사이드 교회당 꽉 메운 올겐 연주회 총동문회 초청받아 지정된 앞 좌석 미국서 여는 반가운 교회음악과 교수연주회 대학시절 채플시간 노천강당 졸업식 연주를 기억하며 이민목회 여독을 풀기 위해 모여 온 신학과 동문들 가지런히 돌이켜 보면 서울 장안...
한국교회를 위한 기도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이제 깨어 일어나게 하소서 캄캄한 세상 한 자루 촛불이 되어 가득한 어두움을 몰아내는 빛으로 밝히게 하소서 깊어가는 캄캄한 밤에 곁에 있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용서하소서 떨어져 있기에 더 사랑하는 기도를 들어 주소서 광복과 더불어 만주 땅의 ...
피아노에 거는 인생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서울에서 태어난 토박이 어머니 이끌려 여섯 살 적부터 피아노 의자에 앉아 예원중학교에서 서울예고 서울음대 피아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나온 의사와 결혼하여 외아들을 데리고 쥴리아드 대학원에 유학 온 남편 혼자 떨어져 병원근무 아내 ...
혼자 이 길을 어떻게 걸어 갔을까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세월은 흐르고 세상은 바뀌어지며 사람은 변하는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섭리와 경륜으로 새겨지는 교회에 던져진 사연과 율례 멀리 내다보면 첨과 나중이 한 줄 맞닿는 수평선 어제 떠나 주시겠어요 말한 사람이 오늘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우린 잠깐 동안 서...
엄마, 우리 어머니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엄마 우리 어머니 간나로 이름 없이 북간도에서 사시다가 캐나다 선교사가 지어준 세례명 마리아로 평생 사신 오라버니 독립운동하다 끌려 간 감옥에서 만난 친구 오빠 중매로 친구 동생들끼리 연을 맺는 얼굴도 선도 못보고 시집 간 열여덟 처녀 형제 ...
COVID-19 병동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설마 했지만 상관없는 것처럼 먼일로 알았던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병에 삽시간에 감염 체온이 103도 104도 가파르게 고열로 그치지 않는 힘겨운 기침소리 걷잡을 수 없이 부들부들 떨리는 오한 폐염이 되어 몸안 산소가 93%, 94% 줄어드는 산소호홉기를 코에...
공원 길을 걷고 싶다
06/22/21
김에스더
[기독뉴스 연재] 아침 일곱시 조지 워싱톤 메모리얼 쎄미타리 둘레로 한 줄로 길게 촘촘이 늘어 선 COVID 19 검사 받으러 가는 자동차 행렬 벌써 행렬 끝자락 요란하게 깜박이는 경찰차 오늘은 다 차서 그만 내일 오라고 줄을 막는다 평소 다니던 자동차가 끊겨진 적막한 ...
십자가(十字架)로 가까이 가서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평생을 달려가도 아직 모자라는 아무도 함께 같이 갈 이 없는 단 둘이 만나는 자리 혼자서 묵묵이 걸어 그저 십자가 앞에 서는 그 길은 언어가 소용없는 그곳은 흐느껴 눈물 훔쳐내는 가여운 죄인이 드리는 기도 나무 십자가에 벌거숭이로 매어...
알지 못하는 얼굴을 그려요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아빠없이 엄마 손에 혼자 자라 빈 방에서 그림을 그리는 아빠 생각에 그리워 지는 왼 종일 한국에 산다는 아빠 소식 기다리며 엄마 일간 후 혼자 아빠를 부른다 하얀 도화지 아빠를 그린다 부르고 불러도 대답이 없으신 얼굴도 모르는 아빠를 그리고 또...
당신을 알고 난 후에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플러싱에서 두 다리 건너 이명해 온 집사 언제나 가슴에 선교열이 뜨겁게 불타는 간절하게 긴 기도 오래 하는 애타게 성경 붙잡고 읽으시는 보기만 해도 은혜가 철철 넘쳐 흐르는 몇 년 지난 후 전도부장 임명 받고 감격하는 당회장 허락 받아 후원교회...
첨부터 바로 가르치라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ROTC 끝내고 손가방 하나 들고 이민 온 총각 친구 따라 교회를 처음 나온 서울 유학 하숙생 미국이민 나그네 인물이 늠름하게 튀어나고 성품이 부드러워 감싸주는 무엇이든 도와주고 베푸는 착하고 어진 순박한 사내 괴롭디 괴로워 담배 피고 외롭...
예수님을 알고 믿고 난 후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딸 초청으로 손녀 돌보기 육십 넘도록 생전 첨 미국 나들이 어머니 뵙고저 찾아 온 목사와 인사나누고 방에 들어 가 말없이 나오시지 않는 평생 절에서 불공드리신 우리 어머니 리빙 룸에서 드리는 만남의 감사기도 다시 찾아 갔을 때 온 식구가 모여 ...
어느 백인(Caucasian)목사의 고백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죠지 워싱톤 메모리얼 브릿지를 건너 허드슨강 언덕 아랫쪽 조그맣고 조용한 도시 뉴욕에 있는 대학교 교수들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지금은 이민자들로 점점 복잡하고 교통량 증가로 분주하지만 교수와 예술가와 맨하탄 직장인이 모이는 아담한 교회 전형적인 와습(...
무티(mother) 권사님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어머니 신앙 본받아 권사직분 이어가는 믿음의 딸 한결같이 삼십 여 년 이민교회 섬기시는 하는 일 남들 앞에 드러내지 않으시는 오직 예수님만 앞세우고 소리없이 봉사하는 교회 어머니 옆에 있기만 해도 감동이 전하는 여고시절 학생회 반주하면서 ...
신학도의 사랑이야기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서울서 영문학과를 졸업하자마자 맨하탄 캠퍼스 달려 온 갓 스물 넘긴 꿈 장학금 받아 가족과 친구들 멀리 홀로이 교수님 조언따라 박사학위 받아 모교 교수가 되고자 부단히 불철주야 곁눈질 없이 전념하는 당당한 여인 대학시절처럼 학업이 쉽게 풀리지 않...
어느 젊은이의 죽음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금년이 스물세번째 조지 워싱턴 메모리얼 묘지에서 하얀 꽃 속에서 환하게 미소짓는 맑은 얼굴이 그립다 초록 잔디 위 평안히 쉬어 잠자는 파란 하늘 흰 뭉게 구름 사이로 유월의 태양은 따갑기 그지없다 그 날 임원을 바래다 주고 집으로 가던 밤길 ...
아직도 가야 할 길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아직도 남은 길 혼자 가야 하는 뒤돌아 보면 아무도 같이 갈이 없는 인적드문 오솔길을 따라 아름드리 나무 숲을 지나 매일 매일 흙을 밟으며 자연에 잠긴다 생각은 빽빽이 우거진 나무 사이를 헤집고 세월은 소리없이 흐르는 냇물로 가 버리는 ...
하늘을 보게 하소서
06/22/21
김창길
[기독뉴스 연재] 새해엔 두 주먹 불끈 쥐고 가슴 활짝 피는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비취는 가득한 새 파란 하늘을 향하여 높은 곳을 우러러 힘차게 걷게 하소서 지난 세월 땅 아래...
Escarpment 너머로
04/02/15
박범식
하늘이 내려 물에 적신 끝자락에모시옷깃 늘어뜨린 구름말이 틈바귀로서산을 돌아 밤새 호수 물밑을 비벼 파고벌겋게 달아오른 머릿맡을 내밀어 오른 햇살 볼에젖은 김이 스멀거리며 호반의 아침이 시작된다발끝을 Niagara-on-the-Lake 포도밭에 뻗혀두고온타리오 호수 끄트머리를 완만히 감아 돌며...
푸른 별이 떠오르던 밤
04/13/15
김정기
- 2014년 성탄에 -그 밤 저희들은 당신을 기다리며창호지 문에 불 밝힌 이웃을 돌며 찬송했지요굵은 무명실로 짠 목도리에 입김이 서려고독한 시대의 밤은 갔습니다.뜨거운 젊음도 스러졌지만기억의 등피를 닦아약속의 땅위에 꿈을 심었습니다.고향 하늘에 푸른 별이 빛나던 시절그 찬양 안에 숨어...
우리 안에 해같이 빛나고
01/18/15
김창길
11월 6일 김정준 박사 100주년 뉴욕 기념예배 - 시 낭송한 세기관(館)을 헤집고 일어 선또 다시죽어서 살아 숨쉬는복받치는 눈물을 훔치는 기도하늘 우러러 가느다란 슬기로병고(病苦)와 번뇌(煩惱)를 팽게치고제가 사는게 아니라 올곧은 믿음으로병인(病人)으로 아파하며 사셨습니다.빈인(貧人)으...
새들 리버 카운티 팍(2)
11/03/14
김창길
머리를 떨구고 물끄러미 땅만 보고 걷지 말자가슴을 펴고 똑 바로 앞만 보고 걸어라 생각에 골돌히 잠겨 고개 숙이고 걷지 말자눈을 들어 환한 하늘을 쳐다 보고 걷자 고개들고 머리들어 눈을 하늘 우러러 높이가벼운 발걸음으로 경쾌하게뜨거운 가슴 보듬으며 앞으로 나가자근심과 걱정, 고민과 ...
You and I (3호)
10/28/14
김창길
너와 나우리는 하나다함께 살아가는 거다. 네가 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아네 존재로 인하여 우리는 승리한다.언제나 넌 내 안에 먼저 조용히 자리를 하고그래서 난 너의 그림자란다. 지난 세월우린서로 태어난 얼굴과 피부색이 달라 이방인으로 살았지만서로 다른 말과 글씨를 쓰면서 제대로 소통...
수도원으로 가는 길 (12호)
10/26/14
김창길
님을 만나 뵈려고님의 음성 그리워아프고 괴로운 짐 내려놓고파층층계 내 디디는 발자국한 길밖에 모르며 달려왔습니다 오는 길 머리카락 온 몸 적시며나무는 나 보다 먼저 한 자리에서 일생을 씻으며하늘 아래서 묵묵히 겸손하게흠뻑 비 맞으며 자랐습니다 수도원으로 가는 길앞만 보고 차분히 ...
어느 성직자의 하루
10/12/14
김창길
곤한 잠에서 깨어난 새벽 네시부시시한 얼굴 흐트러진 머리카락언제나 거울 앞에서 단정히 가누는 한 시간동안 원고를 꼭 붙어 잡고절실히 들려오는 음성을 기다리는 침묵기도 강단에 세우신 말씀되어내 것이 아니고 전부 그분의 것으로오직 예수님 때문에진정 변찮는 말씀이 계시기에사상이나, ...
눈 오는 길을 따라
07/29/14
김창길
소복이 무릎찬 눈을 밟으며나무줄기 다소곳이 기대인 하얀눈새소리 끈긴 고요한 숲속하얗게 고스란히 덮어 버린다 덩그랗니 얼어붙은 텅 빈 호수갈매기, 청둥오리, 거위 떼들이다 날아가 버린 쓸쓸한 눈벌판몰아치는 꽁꽁어는 겨울 찬바람 저기사슴 가족들이 이리저리 뛰면서머리들어 배곯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