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들려오는 소리
4호 (Dec. 2013)

루트 23

04/22/15   최승주

일본 동경 International Christian College 영문학 전공
뉴저지장로교회 안수집사
ICC( 소비재 생산유통사 ) 근무
펜실바니아주 파이크가운티 거주

주일이 되면 우리 가족은 60 마일 남짓한 거리를 드라이브하여 교회로 온다 . 그중 약 20 마일은 루트 23 를 타게되며 도중에 키넬른시를 통과한다 . 키넬른시에는 미국에온 후 줄곧 출석해 온 뉴저지장로교회가 39 년전 창립예배를 드렸던 사이러스콘딕트 공원이 있다 . 나는 약 반마일 거리를 두고 이 공원을 지나칠 때면 가끔 특별한 경험을 하곤 한다 . 평소에는 잊고 지내던 몇가지 본질적인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세월의 의미 그리고 역사 , 세계 , 조국에 관한 생각들을.

 

윤동주시인의 서시는 한국인이 애송하는 시이다 . 나역시 이 시를 무척 사랑한다 . 그리고 사랑한 만큼 아쉬운 구절이 하나 있었다 . “—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 소시적에는 , 왜 “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 했는지 , 그냥 나의 길을 걸어가야겠다라고 하면 안되었는지 아쉬워 하곤 했다 . 그러나 세월이 지난 후 시인의 통찰과 예지의 언어에 감동한다 . ‘ 주어진 길 ‘ 이란 길의 본질에 대해 말한 것이었다 . 우리에겐 주어진 길을 걸어 가느냐 마느냐의 선택 , 주어진 길들중 어느 길을 가느냐의 선택이 있을 뿐이라는 것을 , 새로운 듯이 보여도 그길은 누군가 걸어온 길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 바울 서신의 문장속에 수시로 등장하는 ‘ 주안에서 ‘ 라는 한정어도 발신자 , 수신자 모두의 걸어가는 길이 새로운 길이 아니며 주님의 걸어간 길응 이어 가는 것이라는 인식과 주장의 수사적 표현이었을 것이다 .

루트 23 를 타고 교회를 오가면서 가끔 아이들의 진로에 대해 애기한다 . 세대가 셋으로 나누어져 있는 다섯식구 사이의 대화이므로 단시간에 결론에 도달하기는 매우 어렵고 , 어떤 주제로 애기가 시작되었건 종국에는 오늘 저녁식사메뉴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으로 귀결되곤 한다 . 수차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언젠가부터 큰아이의 진학 , 진로에 대해서는 본인과 가족들간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 직업외교관이 되어 세계와 동북아의 평화 , 한미공조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나야가는 것이다 . 미국 국무부 소속이 되는 것이 좋은지 , 아니면 UN 이나 기타 NGO 의 길로 가야 하느냐는 향후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이지역과 미국과 세계와의 관계변화를 주시하면서 조향해 가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하였다 .

아마 이런 이야기들도 첨언했던 듯 하다 . 한반도 전체는 이제 곧 거대한 길로 변할 것이다 . 한반도는 동아시아와 EU 를 잇는 , 그리고 미주를 잇는 거대한 물류선이 교차하는 지점이 될것이다 . 지금은 북한체제의 폐쇄성으로 인해 그 길이 막혀 있지만 북한은 곧 개방될 것이다 . 북한체제의 변화를 초래할 모든 구조적 요인은 이미 갖추어져 있으며 어떻게 격발될 지의 문제만이 남아 있다 . 북한의 육로 , 철로가 개방되면 현재의 EU 와 극동을 연결하는 트랜스사이베리아 , 트랜스차이나 , 트랜스 몽고르의 철도연결의 극동 시발점은 불라디보스톡에서 부산으오 내려온다 . 현재 해상 , 항공운송에 의존하는 한국 , 일본과 EU , 러시아 , 중앙아시아간 교역량의 상당부분이 한반도를 관통하는 내륙철로로 대체될 것이다 . 그리고 또하나는 북극항로이다 . 이것은 동해의 항구와 러시아 연해주및 북극해 접항들 , 북유럽의 항구들을 잇는 신규항로인데 북극해 연안 천연자원을 대상으로한 EU, 러시아와의 교역에 용이하고 경제적 가치가 크다 . 아직 상업적으로 정착된 항로는 아니지만 2009 년 9 월 독일의 한 서사가 울산항과 로테르담간 처녀 항해를 성공한 이래 더욱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 . 나진 , 청진 , 흥남 , 원산 등 북한의 항구들은 북극항로가 상업화되면 극동지역 거점으로는 최적지라 할 수 있다 .

이 두 물류라인에는 천물학적 숫자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 . 한국은 경제개발 성공의 경험과 선거로 선출된 정부의 리더쉽으로 이를 관리할 수 있으나 북한은 그렇지 못하다 . 현재의 권위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대체 리더쉽이 형성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국제간 경제적 이해관계에 노출되면 북한은 주변강국의 각축장이 될 수 밖에 없다 .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것은 북한주민이다 . 현재로서는 주변 강대국중에 중국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 중국은 이미 트랜스차이나라인을 통한 철로 연결은 가능하므로 동해 접항 확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 중국이 나진 선봉지구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하다 . 중국은 이미 이재역에 대한 장기 개발권을 확보했고 ( 개발 특주내 ) 중국군대의 주둔도 합의된 상태이다 . 룽징 ( 龍 井 ) 에서 산허 ( 三合 ) 통상구를 거쳐 청진에 이르는 고속도로등 인프라정비도 2010 년부터 시작했다 . 중국의 리더쉽은 민주적 선거과정을 거치지 않은 권위주의체제이다 . 권력의 유지에 방해가 되면 천안 문사건이나 티벳 , 신장위그루지역의 분쟁 사태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인명살상도 서슴지 않을 수 있다 . 그리고 동아시아 지역과 EU, 러시아 , 중앙아시아 , 미국간 물류 연결도 중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영향 받을 수 있다 . 그러므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 한국과 공조하여 중국을 외교적으로 견제 할 수 있는 국가는 일본 , 러시아 그리고 미국이며 이중 미국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 인권문제나 안보 뿐 아니고 경제적 이해관계의 증가도 이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심과 영향력을 증대시킬 것이다 . 한미간 FTA 가 2012 년 1 월 1 일자로 발효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보호 관세가 설정되어 있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10-12 년이내에 양국의 경제영토가 사실상 통합되는 것이다 . 이와 같은 국제정세속에서 한국과 미국 , 한국인과 미국인들 동시에 잘 이해하는 훈련된 외교관들이 더욱 필요하다 . 그리고 세계는 사건의 연속인 동시에 귀중한 생명들로 가득차 있다고 하는 사실을 잊지 않는 젊은이들의 어깨 위에 이미 주님의 눈길이 머물러 있다 .

새로 지어진 예배당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아름다운 교회의 정원과 각종 차량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는 주차장을 둘러보면서 , 희망이 희미했던 시절부터 , 묵묵히 이길을 걸어 온 교회의 원로들과 선진들 , 그리고 그 세월을 무한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으로 되돌아 본다 . 세월은 흐르면서 쌓인다 . 주님이 말하시고 살으신 이 길은 사일러스콘딕트 공원을 돌아 쌓여잔 세월위로 이어져 , 이제 매주일 우리가족이 루트 23 를 달려와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걷는 길이 되었다 . 그리고 이 길은 두 아이와 그 또래들이 세계와 미국과 통일조국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

개신교수도원수도회 Protestant Abbey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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