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들려오는 소리
2호

저를 받아 주소서

04/22/15   김정기

1972년≪시문학≫시 추천완료.
시집  당신의 군복   구름에 부치는 시 사랑의 눈빛으로   꽃들은 말한다 자전 에세이집  애국가를 부르는 뉴요커  등.  미주문학상 수상.   

세상의 그림자와 손잡고 오다가
살을 저미고 머리칼을 뽑고서야
제가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
가시 면류관 쓰시고 흘리셨던 피
이제 저의 이마에도 흘러내립니다 .
이 황홀한 영광을 영원히 갖게 하소서 .

너무 작고 가벼워 벼랑 끝으로 떨어질 때
완벽하게 안아주신 그 크신 가슴에서
단잠 들게 하여 주소서

그리스도 안에서만 대담하고 겁 없는
당당한 저의 존재를 이아침 무릎 끓고 조아립니다 …
구체적으로 만져주시고 완성시켜 주시옵소서 .
오늘도 예수님으로 가득 찬 축복을 허락해주시고
육신의 허물을 씻어 주셔서
세포마다 생기로 채워 주소서 .

언어로 바꿀 수없는 위대하신 계획에 승복하려고 하오니
시의 혼을 받아 다시 꽃 피우게 하옵소서 .
‘ 그대요 ! 우리 이제 머리 숙이고
고요히 생가할 때가 왔다 ‘ 는
라이나 마리아 릴케의 詩 가되어
주님이 아니면 순결할 수도 회개할 수도 없는
차제 굳어진 내부로 오시어 속삭여 주소서
저를 사랑하신다고 ..
연약한 저를 붙드시고 두들겨 주소서

이미 와 계신 주님을 기다렸고
응답된 기도가 다시 응답되기를 기다린 미련함을
살아있는 날 위에 죽음이 함께 걷고 있음을
새롭게 알았나이다
예수님으로 가득 찬 이 비밀스러운 땅의 매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소서
남은시간 썩어서 목마른 이웃의 물이 되게 하시고
빛나는 물살이되어 어진 친구 곁에 맑게 스며들게 하소서
비장해 두었던 가장 선한 에너지를 마지막 絶頂위에
뿌리게 하소서 .
속 깊이 숨어 살던 메아리 꺼내서 당신을 찬양하게 하소서
매일 몸을 녹일 따뜻한 숨결을 간직하여 눈물 속에
주님을 만나게 하소서 .

완벽하게 아껴주신 사랑으로 치유와 안식을 안고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 명백하고 찬란한 기적
모든 상처위에 빗물 같은 향유를 부어 주시고
나그네의 긴 여로에 지친 꿈을 밝혀 주소서 .
이제 덜컹거리는 빗장을 여시고
아무것도 준비 못한 저의 황무지에 오소서 .
당신의 통치아래 온전히 다시 빚어지는
저를 받아 주소서 .

개신교수도원수도회 Protestant Abbey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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