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 덮음같이
07/25/14
박범식

1984 년 University of Toronto, Engineering Science 졸업
현재 Research In Motion 에서 Software Development Manager 로 근무
현재 토론토 디모데장로교회 (EM) 출석
아주 어렸을 때인것 같다 . 무슨 연유였는지는 기억이 없지만 , 발목 푹푹 빠져가며 듬성듬성한 갈대밭 사이로 바닷가에 가보았다 . 팔영산 끝자락에 혀를 내민듯한 해창만 한 가운데가 물도없고 돛단배 하나없이 , 완만히 굽고 검게 그으른 드넓은 갯벌 등허리를 드러내놓고 있었다 .
우리들의 조그마한 발을 옮길때마다 주위의 작은 구멍 ( 마닷게들의 집 ?) 에 물이 솟아 오리는게 신기해 개구장스럽게 두발을 첨벙첨벙 뛰어 보기도 했다 . 발을 디딜때바다 발목깊이 쑥쑥 빠져들었지만 , 바느질 골무만한 바닷게들은 진한 육수만 큼 멀겋고 흐름흐름한 회색 뻘밭 위로 솔잎처럼 가는 다리에 진흙 한 방울 뭍임없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 발을 움직이지 않아도 게 구멍들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 그게 바로 , 시간이 되어 밀물이 들어오는 첫 sign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아무 기척도 , 소리도 , 바람도 없이 사방 모든 곳에 차별없이 순식간에 차오리기 시작했다 . 기억도 흐릿한 바닷가 밀물이 생각나는 것은 , 얼마전 집 현관 문앞 porch 계단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며 느껴본 햇살 때문이었다 .주중이라 인적 하나없이 조용한 이른 오후 , 길 건너편에 일렬로 늘어선 높은 나무들이 오늘따라 성가시게 하는 바람도 없어서인지 그렇게 평한해 보일 수 없어 , 내 마음도 몇 자는 더 늘어 나는것 같았다 . 순간 구름이 겉히었는지 환한 햇살이 온 몸을 뒤덮더니 , 그 따스함이 몸에 전기담요전 두른 것 같았다 . 마치 소리 기척없이 갯벌 위로 밀려들던 밀물 덮음 같이 , 한 오라기도 잡아 느껴볼 수 없는 햇살이 주위 모두를 꽉 채워 주는 느낌이어서 앉은채로 허공에 기대어도 넘어지넘 않을 것 같았고 더 이상 무슨 필요한 것이 없을 것처럼 풍요스럽게 느껴졌다 . 집앞 drive way 옆에 홀로 서있는 , 아직은 앳된 외톨박이 단풍나무마저도 혼자있는 것 같이 않아 섧지않아 보였다 .
하지만 바로 그 밑엔 그림자에 가린 원탁 상만한 풀밭이 있었다 . 모든게 다 채워졌는 줄 알았는데 …. 우리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볕 (rays) 에는 드리운 그림자도 없고 , 흐리고 비 뿌림도 없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단지 , 그림자가 있다면 , 스스로 세상의 빛이라 자칭하는 , 그리스도인이라는 우리 자신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떠올랐다 .
[ 등불을 켜서 말 (bowl) 아래 두지말고 등경 (stand) 위에 두어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라 ] 하였건만 , 아쉽게도 현대 기독세계에선 “ 참 ” 빛은 bowl 안에 뭍히고 신실치 못한 혼탁한 빛이 더 높은데서 내리쬐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
몇 년전 서울에 가게되어 , 집안 어른들이 출석 중인 교회에 주일예배 드리려 갔었다 . 그곳은 상상밖의 대형교회 ( 건물과 신도숫자 ) 였는데 , 얼핏 기억이 확실치 않지만 , 우리 돈으로 100 millions 가 넘는 예산으로 더 큰 성전을 건축한다며 , 집례 맡으신 부목사님께서 회중기도때 건축자재값 오리지 않게 해 달라며 외쳐 기도하신다 .
설교 시작 전에야 안쪽 방에서 예배단상쪽으로 나오시는 담임목사님은 눈부실 정도의 새 하얀 양복에 흰 구두로 두르셨고 , 자신은 교회 재정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회에서 샤례를 받지않고 교인들이 side(?) 로 주는 용돈 (?) 으로 생활을 하신다는데 , 북미에서 성장기를 보낸 나로선 , 이해가 우러름은 커녕 totally dumbfounded 되었다 . 얼마를 받으시기에 Mercedes 를 타고 다니시며 , 또한 수 만명이 넘는다는 교인 중엔 아무도 이상히 여기는 분은 없으신가 했다 . 그러나 , 교인 몇 안되는 외딴 섬에서 인생을 걸고 목회하시는 목사님들 , 세계 여러 불모지에서 이름없이 섬기시는 선교사님들 , 대가없고 위험만 따르는 inner city mission team 들 , 이 빛들이 정녕 등경위에 올려지도록 애써 기도할 때인 것 같다 .
장로님이 최고 지도자가 되어도 , 신앙은 고사하고라도 도덕과 양심마저도 나아짐이 없는 지금 우리 세대엔 수도원의 영성회복 mission 이 어느때 보다 절실함을 새삼 느낀다 . 해서 , 인간적으론 이젠 좀 쉬셔도 되련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 Protestant Abbey Mission(PAM) 사역을 시작하셔서 또 어려운 멍에를 메신 김목사님과 에스더 목사님께 박수를 보내며 기도드린다 . [ 우리는 그의 만드신 바라 ,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 하시며 남은 날들을 아끼지 않으시고 태우시는 목사님 내외분의 등불이 높은 등경위에서 , 밀물 덮음같이 , 하나님의 볕 (rays) 이 세상 가득 채워지길 멀리서나마 (Toronto 에서 ) 기도드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