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사명감과 공동체 정체성 형성을 위한 교육목회
07/25/14
손대권 Timothy D. Son

Pittsburgh Theological Seminary
Cornell University(B.A.)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M. Div. & Th. M.)
Teachers College, Columbia University(Ed. D)
전 산돌교회 담임목사
공동체가 함께 공감하는 정체성을 확실하게 발견하고 형성하는 것은 변화에 적응하고 효율적인 목회를 주도하는 데 너무나도 중요한 교육적 과제이다.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꼭 필요한 다음의 세 가지 요소들이 있다?(1) 신앙적 확신과 결단, (2) 함께 공유하는 사명감, 그리고 (3) 핵심적 가치관. 마치 자화상을 그리는 화가에게 빨강, 파랑 그리고 노랑색은 모든 다른 혼합색상을 창조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원색이듯, 이 세 가지 요소는 공동체가 함께 '우리는 정녕 누구인가?'라는 자화상을 그려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근본적 요소들이다.
먼저 교회 공동체는 구성원들이 모두 함께 '이것이야 말로 결코 타협될 수 없는 우리가 함께 믿고 신뢰하는 신앙적 확신과 결단이다' 라고 고백할 수 있는 신앙적/신학적 확신과 결단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신앙적 확신과 결단은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불변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를 제공하는데 어떠한 상황적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도 변하지 않는 정체성의 핵심적 결정체를 구축한다. 그리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공동체는 '우리는 과연 어떠한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명백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라는 인식이 확실한 공동체만이 '우리는 과연 이 세대를 향하여 어떤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가?' 라는 철저한 사명감을 발견하고 생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사명감을 우리는 Doing (행함과 실천)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기 쉬우나, 사실 더 깊은 차원에서 사명감은 반드시 Being (존재와 의미)의 관점에 그 뿌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우리 신앙의 공동체는 과연 누구인가?'를 성서적 그리고 신학적으로 확실하게 이해할 때 사명감으로 불타는 공동체를 세워갈 수 있게 된다. 공동체 정체성의 마지막 요소인 핵심적 가치관은 공동체의 생명력을 주도하게 되는데,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가? 라는 목회적 과정을 주도하는 의도적 의미와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공동체가 이해하는 핵심적 가치관은 늘 '왜 우리는 지금 이 일을 행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비록 직접적인 의미의 연결점을 찾지 못할 때도 있지만,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핵심적 가치관은 공동체로 하여금 현재 실행되고 있는 목회 프로그램과 사역들에 대해 타당한 이유와 중요한 의미를 제시한다.
이 논문에서 필자는 공동체의 핵심적 요소가 되는 것 중 두 번째 요소인 '사명감'에 대해 생각하고자 한다. 정체성에 중요한 핵심요소 중 하나가 공동체가 함께 소유하고 공감하는 사명감이다. 에밀 브루너 (Emil Brunner)는 사명감을 이렇게 설명하였다. "교회는 사명감을 위해 존재한다. 마치 불이 태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성경의 위대했던 인물들을 살펴보라. 저들은 한결같이 사명을 위해 전 생애를 불태웠던 것을 알 수 있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모든 민족의 아비가 되며 축복을 베푸는 자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고향 '우르'를 떠나 미지의 '약속의 땅'을 향해 정처 없는 순례자의 길을 떠났다.
요셉은 아비 야곱과 가족친지를 구원하기 위해 일찍이 버림받고 애굽으로 이주했다. 형들의 미움과 시기로 억울하게 노예로 팔려 간 고난의 삶이었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해 미리 파송 받은 선구자였다. 13만이 넘는 미디안 대군을 300명의 소군으로 기적 같은 승리를 이끌어 낸 기드온은 오로지 여호와 짜바스의 섭리 안에 전쟁은 오로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사명감으로 지켜내며 온 만방에 이 진리를 선포하게 되었다. 주님의 탄생까지 수많은 선지자들이 그 시대를 향하여 하나님의 말씀과 계시를 선포하는 사명감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쳤다. 이러한 사명감에 불타는 삶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명을 통해 명백하게 나타난다. 인류의 구원과 천국의 선포를 위해 주님은 모든 고통과 핍박, 능멸과 천대를 다 감수하시고 마침내 십자가상에서 처참하게 죽으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인류를 사랑으로 포용하시고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애틋한 사랑과 구원 사명을 끝까지 감당하셨다.
공동체가 소유해야 할 사명감은 반드시 상황적 고찰에 충실해야 한다. 말씀을 선포하는 목회자에게 성경해석과 주석이 중요하듯 목회 현장의 공동체문화와 상황을 주의 깊게 연구하고 해석하는 것도 이에 못지않은 사명임을 기억하라. 그래서 늘 학생들에게 필자는 성경적 통찰과 해석 (Biblical exegesis)을 위해 최선을 다하되, 목회 상황적 통찰과 해석 (Congregational exegesis)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명감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늘 그 뿌리를 현실적 상황에 내려야 한다.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지금 무엇에 목말라 하고 있는가? 무엇을 위한 거룩한 배고픔이 있어야 할까? 그러므로 공동체의 정체성에 중요한 사명감은 현실적 상황에 충실하고 사람들의 구체적인 필요와 목마름에 합당한 것이어야 한다. 세상을 향해 선포되는 복음의 화살이 상황적 현실의 과녁에 명중해야 하듯, 공동체를 위한 사명감도 구체적 상황과 현실에 적중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교육목회에 임하는 목회자는 한 면으론 사회학자요 또 다른 면으론 성서/신학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공동체의 문화와 체질을 민감하게 직시할 수 있는 눈과, 복음의 진리를 파헤칠 수 있는 영감 있는 귀가 열려야 한다.
공동체의 사명감을 고려할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2가지를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 하나는 성서적 이미지와 강령이고 다른 하나는 상황적 현실성이다.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체성의 존재성 (Being) 과 역동성 (Becoming)의 상호적 공존이 필요한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신앙의 역사적 뿌리에서 이탈되지 않으면서 하나님께서 공동체를 역사의 현장에 세우신 유일한 목적과 사명을 구체적으로 발견하고 감당해야 한다. 부분과 전체가 상호적인 의미와 목적을 함께 발견하여 동질성을 이루어 가는 것이다. 이에 대한 놀만 쇼척 (Norman Shawchuck)과 로저 호이저 (Roger Heuser)의 견식이 유용한 도움이 된다.
성경이 제시하는 영구적 강령은 마태복음 28장에 나타난 지상명령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계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태 28:19-20) 모든 교회는 반드시 이 대강령을 지키도록 힘과 열정을 다해야 한다. 성서적 대강령을 신중하게 생각한다면 공동체는 복음을 선포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굶주린 영혼들을 위해 나누어야 하며, 하나님께서 의도하시는 '에덴의 회복'을 이 땅에 구현하기 위해 봉사하고 교회와 사회의 참다운 개혁과 변화를 주도해 가는 사명을 완수해 가야 할 것이다.
반면에 주님께서도 부탁하신 것처럼 '세상에서 소외된 자, 버려진 자 그리고 변두리로 밀려난 자'들을 위해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되어 섬겨야 할 것이다. 눈먼 자로 보게 하고 굶주린 자를 먹이며, 소외된 자들에게 존엄을 심어 주고 사회에서 힘없고 나약한 변두리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이러한 지역적/시대적 사명들을 구체적으로 성취해 갈 것인가?' 이것이 바로 모든 공동체가 지녀야 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명이다.
파거 파머 (Parker Palmer)가 경고했던 것처럼, 사명을 정의하고 성립하는 과정에서 사명의 범주가 너무 우주적이고 보편적이면 사람들의 자그마한 가슴속에 자리 잡을 수 없고, 너무 섬세하고 협소하며 구체적이면 사람들에게 포괄적으로 어필할 수 없는 사명감이 될 것이다. 더하지도 그러나 덜하지도 않는 균형 있는 과정이 사명감을 유도하고 구체화하는데 필요하다. 적절한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의 질문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인가? (Who are we?)
우리가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What is our business?)
어떻게 이 일을 행할 수 있는가? (How do we get it done?)
이 세 가지 질문은 사명감 확립과 교육을 위해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항상 목회자들이 교육목회 과정에서 가슴에 품고, 반복해서 물어야 할 질문들이다. 이 질문들을 마음에 새기면서 성경이 제시하는 하나님께서 의도하시는 공동체의 성서적 이미지들을 묵상해 볼 필요가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변화하는 역사적 상황도 뛰어 넘어 항상 가슴에 품어야 할 교회의 사명인 것이다. 2000년 전 초대교회가 그러했던 것처럼 오늘날 모든 교회들이 깊이 상고해야 할 교회적 사명이다.
마치 굴러가는 동전은 쓰러지지 않는다. 확실한 목적지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모멘텀을 안고 달리는 것처럼, 오늘날 신앙의 공동체들이 사명감에 불타는 비전에 초점을 맞추고 공동체에서 행해지는 모든 사건과 프로그램들, 그리고 행사들이 오로지 교회의 사명을 달성하기 위한, 그리고 그 사명에 의한 의도적 과정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명감을 실행하는 과정은 언제든지 '무엇이 우리를 주관하는 신앙적 확신과 신념이며, 우리는 왜 이 사명을 어려움을 무릎 쓰면서까지 감당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복음사역을 위해 무수히 많은 시간과, 헤아릴 수도 없는 눈물과 헌신의 땀방울을 바쳤다. 때로는 가슴을 치며 자기 자신들을 관제처럼 제단에 쏟아 부우며 교회를 지켰다. 오로지 그리스도께서 제시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달려온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의 그 수고가 더 이상 헛되지 않기 위해 교회 공동체는 반드시 함께 공유하며 공감해야 할 사명감을 발견해야 한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이 사명감은 공동체의 생명을 주도하는 핵 (Nucleus)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헌신과 섬김의 나날들이 기적이었던 것처럼, 앞으로 함께 달려갈 소명의 날들이 더 큰 기적을 체험하는 내일이 되기 위하는 마음으로 십자가 앞에 다시 한 번 새롭게 무릎을 꿇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