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과 자녀교육
11/19/14
김영한

1993. 2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학사졸
1995. 2 서울대 대학원 제어계측공학과 석사졸
1997. 12 ~ 현재 프로자이너 (소프트웨어개발사,
http://www.prosigner.com) 창업 운영 중
서울영락교회 집사
오늘날 많은 크리스챤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컴퓨터게임 몰입에 대해 적지 않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저희 자녀들을 올바르게 양육해 주시리라 믿고 기도하지만 기도만 드리기에는 뭔가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김 에스더 목사님으로부터 위 제목과 같은 내용의 원고 부탁을 받고 처음에는 솔직히 망설였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영어교육과 게임을 접목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온라인 서비스를 10년 넘게 개발하고 보급해온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특히 모든 교육은 '재미'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서비스 기획자이고, 게임의 순기능을 그 역기능보다 훨씬 더 강조해 왔던 직업을 갖고 있는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원고 작성을 계기로 그동안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못했던 컴퓨터게임(스마트폰게임, 비디오게임 포함)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마침 기도하는 가운데 부어주신 생각이 있어서 실력과 글 솜씨가 부족하지만 이를 여기서 나누고자 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컴퓨터게임 문제에 있어서도 부모가 올바른 삶의 본을 보일 때, 자녀 또한 그것을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컴퓨터게임 자체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으로부터 해법을 찾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성인이 된 부모들도 현재 자녀들의 나이였을 때에는 똑같이 컴퓨터게임이나 개인적 취미에 과도하게 몰입한 적이 한두 번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되어서는 아이들이 컴퓨터게임이나 세상적 취미에 너무 빠져드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곤 합니다.
이렇게 컴퓨터게임을 바라보는 부모와 자녀간의 시각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각의 차이를 인위적으로 줄여가는 것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시각으로 통일되게 꾸준히 맞춰나가는 노력이 저와 여러분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로마서 8장 6절에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컴퓨터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은 육신의 만족만을 추구하는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는 사회생활과 신앙생활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몇년간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디바이스가 전세계에 급속히 보급되면서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컴퓨터게임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어 학교와 가정에서 새로운 문제를 겪게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사람의 '절제'하지 못하는 죄악 된 습성으로 말미암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갈라디아서 5장 23절에는 성령의 열매의 한가지로 '절제'를 말씀하십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게임이 사람의 생활을 윤택하고 즐겁게 해 주는 좋은 점이 있습니다만, '절제'하지 못하고 남용하게 되면 오히려 마음과 정신에 해를 끼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아직 미성숙한 어린 자녀일수록 절제의 필요성을 잘 모르고, 그에 대한 훈련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의 보다 조심스럽고 세밀한 배려가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하나님의 여러 말씀을 묵상해보면 컴퓨터게임이건 세상적 취미이건 거기에 지나치게 '심취'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자녀 된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셔서 하나님과 그 자녀와의 관계를 방해하거나 멀어지게 하는 그 어떠한 것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잠시 대상을 바꿔서 어른들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남성분들 가운데 골프, 축구와 같은 운동을 좋아하고,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길 좋아하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여성분들은 TV드라마 시청을 즐기고, 쇼핑과 수다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골프나 TV드라마 시청이 단순히 옳거나 그르다 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아빠가 지나치게 골프를 친다거나 엄마가 과도하게 TV드라마를 본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절제하지 못함' 혹은 '중독'의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골프 때문에 혹은 TV드라마 때문에 주일을 지키지 못하고 가족과 교회를 섬기지 못하게 된다면 하나님께서는 무척 안타까워하실 것입니다.
자녀들이 컴퓨터게임에 빠지는 것이 걱정되는 것만큼, 부모 자신이 세상의 허탄한 것에 몰입하여 낭비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를 한번 더 심각하게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자신의 평소 삶에서 그렇게 절제하지 못하는 부분이 발견된다면 그것을 반성하고 자녀들 앞에서 먼저 절제된 삶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절제하는 삶을 배울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자녀들의 컴퓨터게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몇가지 실천사항을 검토해 보시고 시행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는 제게도 항상 적용되는 방법들입니다.)
첫째, 컴퓨터게임 하는 것이 공부에 방해되고 학업 성적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고 단정적으로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실 컴퓨터게임을 적당히 하게 되면 어린시절 지능 및 창의력을 개발하게 되고 또래 친구들과 사귐도 좋아지는 여러 가지 효과를 가져 오게 됩니다. 심지어는 노인이 되었을 때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컴퓨터게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지 마시고, 적절히 절제하며 할 수 있는 환경과 관심을 베풀어주셔야 할 것입니다. 컴퓨터게임 자체는 좋은 도구의 하나로 인식해 주셔야 합니다.
둘째, 컴퓨터게임을 자녀들을 조절하기 위해 반대급부 재료로 사용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3시간 공부하면 1시간 게임할 수 있게 해줄게' 식의 조건을 제시하시면 곤란합니다. 이는 오히려 컴퓨터게임에 더 몰입하게 되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녀들이 잘 되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에도 잘 되어야하지만, 현재도 자녀들이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공부' 시키기 위한 미끼로 '컴퓨터게임'을 거론하게 되면 자녀들 입장에서는 '공부'와 '컴퓨터게임'을 상충되는 개념으로 인식하여 문제를 더 풀 수 없게 만들게 됩니다. 컴퓨터게임은 독서와 같이 좋아하는 취미로 즐길 수 있는 개념으로 각인시켜주시는 게 좋습니다.
셋째, 자녀와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시길 권합니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가정예배를 드릴 것을 권해드립니다. 원래 컴퓨터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중독 증상을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는 부모의 게으름이나 무관심, 혹은 다른 일의 분주함에 기인한 것입니다. 자녀를 비롯한 가족과의 대화시간을 늘이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매일 함께하는 식사와 정기적으로 드리는 가정예배입니다. 특히, 가정예배는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하나님 앞에서 모든 가족 구성원이 진솔하게 드리는 예배와 나눔이라는 생각으로 가족의 생활 습관으로 정착시키시는 것이 무엇보다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컴퓨터게임을 하는 것을 무조건 막지 마시고, 어떤 게임에 관심 있는지 어느 면에서 흥미를 느끼고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시면서 '아빠/엄마는 네가 하고 있는 게임에 관심이 아주 많단다'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영역을 넓혀가시면 좋습니다. 카드놀이, 보드게임, 윷놀이, 산책, 농구, 등산 등 의외로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많이 있습니다. 만약 게임하는 법이나 함께 노는 법을 모른다면 자녀나 다른 사람에게 배워서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좋습니다.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컴퓨터게임의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아직 절제가 익숙지 않은 자녀에게는 일주일에 컴퓨터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서로 의논해서 결정하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부모도 또한 자신이 즐겨하는 것을 자녀를 위해 절제할 수 있다는 본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러 가족을 위해 골프를 치러가지 않을 수도 있고, 일부러 자녀를 위해 즐겨보던 TV 드라마를 안 볼 수도 있다는 본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이것은 가족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재차 결론적으로 생각해 보면 컴퓨터게임과 자녀교육의 문제는 '관계'의 문제라고 봅니다. 특히,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의 문제에서 접근해야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는 문제인 것입니다.
끝으로 제 경우를 얘기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저는 중학교1학년, 초등학교 3학년짜리 아들을 둔 평범한 아빠입니다. 아내와 자녀교육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아이들이 컴퓨터게임에 빠져드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항상 나옵니다. 때로는 의견이 달라 충돌하기도 하고, 때로는 여느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심각하게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결국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대로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전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가 합심하여서 믿음의 본을 자녀들에게 꾸준히 보여준다면 하나님께서 끝까지 우리 자녀들을 책임져주시고 인도해 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자녀들을 통해서 오히려 부모인 저희가 깨달음을 얻고 하나님의 이끄심에 순종하게 되는 일을 놀라운 경험을 종종하게 됩니다.
저도 위에 나눈 실천방법들을 제 스스로 다시 음미하면서 반성을 많이 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녀와 가족들을 위해 새로운 믿음의 결단을 하게 됩니다. 말보다 행동의 본을 보여야하는 책임을 감사한 마음으로 감당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아울러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귀한 지혜와 같은 은혜를 부어주시길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