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족함 없는 가정에서 모태신앙으로 자랐습니다. 믿음의 가정에서 자랐죠. 부모님은 저에게 있어 하나님에 대해 알려주신,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신 귀한 분이십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하나님을 믿는다는게 무엇인지 가르쳐준 또 한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저의 친형 입니다. 저희 형은 만 18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뇌종양은 지금도 큰 병이지만 그 당시에는 더욱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치료법도 지금과는 다르게 아주 제한적이었습니다. 그 병마와 싸우는 것은 저희 가족 모두에게 영과 육 모두 지치게 하는 큰 고난이었습니다.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2번의 대수술 후 중환자실에 있을 무렵 하루는 형이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천국을 경험했다며 그곳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곳은 세상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찬란하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형이 통장에 갖고 있던 돈 전부를 헌금을 하겠다고 부모님께 얘기했습니다. 그리고나서 고백하길 자신은 천국부자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천국에 있다는 것을 형은 알았던 것입니다. 자신이 갖고있던 모든 것 그리고 생명까지도 드리기에 아깝지 않은 그 무엇… 형의 두 눈에 선명하게 보였던 그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형을 하늘나라에 보낼 그 당시에 저는 중학교 1학년 이었습니다. 형을 잃은 아픔도 감당하기에 너무 어린 저로서는 형이 고백한 천국부자의 뜻을 이해할 수 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늘 저에게 형과 같이 천국부자의 삶을 살아야하고 또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자고 항상 말씀해주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되고 그냥 이야기 책에서 나오는 내용으로 알았던 성경말씀과 하나님에 대해 믿음이 생기고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면서 저는 다시한번 저의 형의 고백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의 문턱 앞에서도 그토록 천국부자가 되기를 소망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천국은 너무 아름답고 평안하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아픔이 없기에 그렇게 사모했었던 것이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저에게 하나님은 로마서 14장 8절의 말씀으로 저를 일깨워 주셨습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삶과 죽음의 경계 그것을 뛰어 넘어서 주를 위하는 것, 주의 것이 되는 그것이 중요하다는 하나님의 말씀은 천국부자를 소망한 저의 형의 고백과도 동일한 것이었습니다. 형이 그토록 하늘나라를 소망한 이유는 화려한 그 왕국이 휘황 찬란한 볼거리로 가득차 있어서가 아니라 그곳의 중심에 하나님의 영광이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님이 계신 곳, 그 영광이 홀로 높임을 받으시는 곳. 그러한 곳에서는 주님 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필요치 않다는 것입니다.
천국 부자의 고백을 깨달은 저는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유학생활을 하면서도 그 뜻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주를 위하여 주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것보다 더 귀한 삶은 없다는 믿음으로 열심으로 공부하며 또한 하나님께 진심으로 예배하며 하루하루를 지내왔습니다. 그러한 고백을 기쁘게 받으셨는지 하나님께서는 학교에서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까지 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러던 중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4년간의 석사과정을 마칠때 쯤 2009년도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에서 주최하는 콩쿨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30세라는 나이제한이 있었는데 그당시 30세였던 저는 마지막이라는 간절한 심정이 있었지만 그 마음을 온전히 내려놓고 유학올 때의 마음가짐 그대로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겸손히 임했습니다. 그전까지 어떤 콩쿨에도 입상해본 적 없었던 제가 뉴욕지구 우승, 동부지구 우승을 거쳐 전국 준결승과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저는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조건 우승을 해야한다는 간절함이 아닌 하나님께 겸손히 맡기며 오직 하나님만 영광받으시기만을 소망한것 뿐인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인도해주시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결승을 준비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결승전에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시는 분이 저의 레퍼토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준비되있지 않은 다른 곡을 부르라고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규정상 준비된 레퍼토리 안에서 콩쿨이 진행되어야 하는것이 당연한데 주최측도 이 일에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저의 선생님은 이결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를 하려고 생각도 했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올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인데 이렇게 바뀌고 저렇게 바뀐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일을 통하여서도 결국은 하나님께서 홀로 영광받으실거다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일주일 안에 새로운 곡을 배우고 결승전에 임해서 결국 최종우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청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곡은 제가 처음부터 준비했던 곡이 아니라 일주일 만에 준비해서 부른 곡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일을 통해서 하나님은 영광받으시기 합당한 분이시며 저는 그저 영광돌리는 도구일 뿐 하나님께서 스스로 일하셔서 그 영광을 나타낸다는 확신을 저에게 주셨습니다. 콩쿨 우승 후 탄탄대로를 달리며 하나님께 더 큰 영광을 돌릴거라는 저의 기대는 그러나 단숨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우리 모든 성도들이 그러하듯 저에게도 인생의 굴곡이 시작된 것입니다. 콩클 우승 후 신기하게도 하는 오디션 마다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목소리에 문제가 생기고 또 슬럼프도 오면서 1년 넘도록 음악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것 입니다. 저는 하나님을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저에게 이런 일이 생겨야 하나요? 열심히 겸손히 최선을 다하며 달려왔는데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역사도 체험하게 해주셨으면서 왜 이렇게 저를 무참히 무너뜨리시나요? 제가 대체 뭘 잘못한거죠? 저는 하나님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좌절과 원망속에서 예배의 기쁨도 사라지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도 모두 싫어졌습니다. 그렇게 인생의 바닥을 기는 도중에 하나님의 큰 역사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2011년 11월 수요예배를 마치고 집에 오는 도중에 가스 탱크를 실은 트래일러와 교통사고가 난 것입니다. 그당시 임신 6개월이었던 저의 아내도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인생도 꼬이더니 이젠 교통사고까지 난다고 기가막혀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와서 말해주길 트럭과 조금만 더 깊이 부딛혔으면 다리 밑에 물로 떨어져 모두다 죽었을거라고 말해줬습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듣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께서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나와 함께 계시지 않고 나를 버리셨다고 생각하며 절망속에서 살던 저에게 하나님은 여전히 나의 하나님이시며 나를 보호하시고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이 교통사고를 통해서 깨닫게 해주신 것입니다. 그일을 통해서 저는 짧지만 저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인생안에 하나님께 감사드릴 제목이 너무나 넘쳐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음악적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좌절했다는 것 하나 때문에 하나님께 등을 돌린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보는데 출애굽 백성이 하나님을 원망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그 말씀을 읽을 때는 어째서 이스라엘 백성은 큰 기적과 은혜속에서 살아왔으면서 하나님을 원망할 수 있을까 하면서 이해를 하지 못했었는데, 그게 바로 저의 모습이었던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가운데 하루하루 살아왔던 제가 음악적으로 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에만 집착하며 하나님이 이루신 것들을 바로 보지 못하고 하나님을 원망하고 하나님을 떠났던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이러한 실수를 범하는지요. 잊지 말아야할 것들은 쉽게 잊어버리고, 잊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어찌그리 집착하며 잊지 못하는지요.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바로 옆에 예수님의 얼굴이 보이는데 욕심에 눈이 가려서 손에 쥔 것에 어찌 그리 집착하는지요. 하나님이 얼마나 저를 보시면 안타까워 하셨을까요. 그 일로 하나님께 전심으로 회개한 후 저는 음악적인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주님께 기쁨을 드리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며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 간증문을 준비하면서 다시한번 로마서 14장 8절을 묵상하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이전에는 사나 죽으나 주의 영광을 위해서 산다고 하면서도 "죽으나"에는 관심이 없이 오직 내가 사는데에만 집착하며 주의 영광을 위해서 산다고 저 자신을 속이며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정말 주의 영광을 위해서 살기를 원한다면 죽어도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하나님은 지난 4년의 풍파속에서 깨닫게 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저를 위해서 그러하셨듯이 저도 주님을 위해 내 자아가 죽고 내 욕심이 죽어야한다는 큰 은혜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이루는 것이 아닌 내가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따를 때 하나님께서 그의 은혜를 부어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의 온전한 은혜만이 저를 지금까지 살게 했고 앞으로도 살게 할 것이며 그분의 이름이 저의 부족한 인생을 통해서 크게 높임 받으실것이라 저는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믿음으로 하나님의 은혜만을 구하며 승리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