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51편을 통한 수도원 영성의 의미
01/18/15
이우민

고려대학교 언어학과 (B.A.) / 협성신학대학교 (M.Div.)
Harvard Univ. (S.T.M.) / Drew Univ. 구약학 박사 (Ph. D.) 과정 중
서론
시편 51편은 다윗의 속죄를 위한 회개 기도로, 수도원 영성과 관련하여 영성과 영적인 삶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성경 본문이다. 이 시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하나님의) 거룩한 영 (성령, Holy Spirit)" (시 51:11)이 언급된다는 점이다.이 글에서는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성이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나아가 이러한 영성이 우리의 실제적인 삶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본론
시편 51편 문학적 구조 분석
시편 51편의 화자는 다윗으로, 그가 밧세바와의 동침이후 나단이 그를 찾아온 것이 이 시편의 배경으로 제시되고 있다. 시편의 내용으로 미루어 봤을 때, 선지자 나단을 통한 하나님의 책망에 대한 다윗의 응답으로 볼 수 있다. 이 다윗의 응답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고백 (Confession, 시 51:1-6), 속죄 (Cleansing, 시 51:7-12), 헌신 (Consecration, 시 51:13-19)으로 구별할 수 있다.
첫번째 부분인 고백 (Confession)에서는다윗이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고백에서 밧세바에 대한 언급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으며, 화자 스스로의 죄를 인정하고 있다. 다윗은 스스로가 죄를 지었음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고, 그 죄가 자신을 떠나지 않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는데, 이러한 고백을 통해 하나님의 도우심을 요청하고 있다.
두번째 부분인 속죄 (Cleansing)에서는 다윗이 자신의 죄를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시기를 간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자신의 죄에 대한 고백 이후에 다윗은 하나님의 용서를 통한 속죄를 바라고 있다. 다윗은 자신의 죄를 하나님께서 "정결케 하시고" "씻어 주시고," "희게 하여 주시기"를 간구한다 (시 51:7). 또한 다윗은 하나님께서 "즐겁고 기쁜 소리를 들려주시기를" 바란다 (시 51:8). 나아가, 하나님께서 그 "얼굴을 죄에서 돌이키시고," "모든 죄악을 지워 주시기"를 바라고 있다 (시 51:9).
이러한 속죄에 대한 간구 중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하나님의 "거룩한 영 (Holy Spirit)"이 자신으로부터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내용 (시 51:11)이다. 죄를 깨끗케 하시는 것과 함께 다윗은 하나님께서 다윗의 마음에 "정한 마음 (a clean heart)"을 창조하시고 "정직한 영 (right spirit)"을 새롭게 해달라는 간구를 한다 (시 51:10). 또한, 다윗은 하나님의 "거룩한 영"이 그와 계속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는 다윗이 사무엘로부터 기름부음을 받았을 때 "하나님의 영 (the Spirit of the LORD)"이 그에게 임한 것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가 기름부음을 받은 이후로 하나님의 영이 그와 함께 계속 있었으나 그가 죄를 지은 이후에 하나님의 영이 그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 된 것이다. 시편 51편 11절은 다윗의 기도를 통해 초월적인 하나님의 영이 인간 안에 거할 수 있다는역설적인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하나님의 "거룩한 영"을 다윗이라는 한 사람과의 소통의 매개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 다윗이 하나님과 소통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가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3]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소통의 관계 성립은 곧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상호 관계정립을 뜻하게 되는 것이다. 거룩한 영의 지속적인 내재와 함께, 다윗은 "자원하는 심령 (a willing spirit)"을 간구한다 (시 51:12). 이 자원하는 심령은 현재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나아가 미래에 있어서도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윗을 도울 수 있는 하나님의 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번째 부분인 헌신 (Consecration)에서 다윗은 하나님의 성령을 통해서 하나님에 의해 온전히 쓰임 받기를 원하고 있다. 첫번째 부분과 두번째 부분을 통해서 자신의 죄에 대한 고백과 하나님의 속죄를 바라고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함으로 인해서 이제는 자신이 하나님을 온전히 전하리라는 마음과 소망을 가지고 하나님께 간구하고 있다. 시편 51편의 전체적인 구성을 고려해볼 때 이 세번째 부분은 갈등의 원인(다윗의 죄)이 해소(하나님의 용서)될 수 있게 해달라는 속죄의 간구 이후에 전개되는 부분으로 시 전체에 있어서 결론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헌신에 대한 부분에서 다윗은 주의 도를 가르치리라는 맹세 (시 51:13), 구원에 대한 간구 (시 51:14-15), 하나님께 대한 올바른 제사 (시 51:16-17)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윗의 헌신은 죄에 대한 고백과 하나님의 용서 (속죄)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로 회복한 다윗이 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에 대한 헌신이다. 하나님의 헌신은 하나님을 전하고 찬양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삶으로 묘사되고 있다. 시편 51편은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을 위한 기도 (시 51:18-19)를 언급하면서 마무리된다.
결론
시편 51편은 밧세바와의 동침 이후 다윗의 고백, 속죄, 헌신을 다루고 있는데, 이 시편의 중심에 "거룩한 영 (Holy Spirit)"이 등장하고 있다. 이 시편의 내용을 고려해볼 때,다윗의 죄는 단순히 하나님의 길에서 벗어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윗의 죄로 인해서 기름부음을 통해 다윗에게 임하셨고, 다윗과 함께 계셨던 하나님의 영이 떠날 수 있다는 점이다.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도 다윗에게 큰 두려움으로 작용하였지만, 하나님의 영이 그를 떠날 수 있다는 것도 다윗에게 하나의 두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편 51편을 통해 다윗은 죄에 대한 고백과 속죄를 통해 하나님에 대한 헌신을 다짐하고 있다.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두렵기에 하나님의 용서에 대한 갈망도 간절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간절한 갈망은 단순한 속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찬양하고, 주의 도를 전하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사를 드리고자 한다.다윗은 자신의 삶이 하나님에 의해 쓰임받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온전한 제물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수도원의 영성과 관련해서 시편 51편의 내용은우리가 영성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있다. 첫번째로, 영성은 하나님의 영의 임재라는 중요한 전제를 가지고 있다. 사람 혼자만의 능력으로는 영성을 추구하기 어렵다. 다윗을 통해 보여지는 인간의 모습은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불안하고 불완전한 존재이다. 이러한 불완적한 존재 스스로 신적인 거룩을 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하나님의 거룩한 영이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다. 둘째로, 하나님의 거룩한 영이 사람 안에 거하면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소통의 관계가 성립된다. 성령의 임재란 단순한 "함께 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관계를 설정하고 그 관계사이에서 서로 소통하게 된다. 이는 수도원 운동을 통한 영성의 회복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에 대한 중요한 하나의 성경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수도원 운동을 통한 삶의 변화 측면에 있어서, 시편 51편은 영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영적인 삶에 대한 실제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시편 51편에서 다윗의 속죄를 위한 간구는 성령의 임재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 간구는 다윗의 헌신으로 발전한다. 다윗의 헌신은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삶의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죄인들에게 주의 도를 가르쳐 그들이 돌아오게 하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사를 드리는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영성이 단순히 개인적이고 영적인 영역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을 높이는 모습으로 구현된다. 이러한 삶의 모습은 인간적인, 죄된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을 높이는 구별된, 영적인 삶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시편 51편은 영성이 개개인의 영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에서 머물지 않고, 개개인의 삶이라는 외부적인 영역으로 확대되며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삶에도 변화를 가져와 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시편 51편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수도원 운동이 가져올 수 있는 영적으로 변화된 삶이란 바로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는 삶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