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이야기
07/10/15
서동준

서울대학교농과대학 농학과
덴마크농업학교 국비장학생
카나타 토론토 한인장로교회 장로
부인 김봉화와 세딸 주잔,인그리드, 진
아주 먼 옛날 성경을 등에 지고 만주벌판을 헤매며 성경을 판매하여 전도하시던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그분은
함경북도 성진에서 캐나다선교사의 전도를 받은 후 좋아하던 술도 끊고, 집안에 모셔 두고 섬기던 조상 신상을 우상이라고
마당에 내치고 불살라 버림으로 가족들뿐 아니라 동네 어른들과 친구들로부터 조상의 은공도 모르는 배은 망덕한 놈이라고
핍박을 받고 따돌림을 받았지만, 개의치 않고 선교사가 가르치는 성경을 신실하게 믿으며 꿋꿋이 신앙을 지켜 나가셨습니다.
그분을 전도한 선교사의 도움으로 동네 젊은이들이 신학문과 새로운 문명을 배우고 마을이 점차 개화 되어 갔습니다.
젊은이들이 또한 성경도 배우고 전도를 받아 예수를 믿고 선량하게 변화되어 가는 것을 보고, 동네 어른들도 차차로
교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 분을 핍박하고 멀리하든 친구들도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놀라운 일
은 핍박하던 동네 분들이 그분을 존경하며 함께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게 된 것입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일본인들의 압
제로 견딜 수 없게 되자 그분은 온 가족을 데리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만주 간도 땅으로 이주하시고 그곳에서 일본 경찰
의 압제 없이 열심히 전도 하셨습니다. 이 분이 저의 가문의 첫 개종자이시오, 신앙의 대부이신 저의 조부, 서인한
강도사이십니다.
저의 조부는 주님을 영접하신 후, 성경대로 사시려고 많은 애를 쓰시며, 성수주일은 물론, 새벽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
에 한 시간씩, 하루에 두 번씩 온 가족이 모여 가정예배를 하루도 빠짐없이 드리셨고, 하루 종일 등에 성경을 지고 산골
마을들을 찾아다니시며 전도해서 여러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슬하에 삼남 일녀를 두셨는데 장남은 평양 신학교에 보
내 신학 공부를 시켜 목회자로 만드셨습니다. 장남, 서금찬 목사님은 용정, 연길의 중앙교회에서 해방직전까지 목회하
시다가 해방 후 함흥, 운흥리 교회에서 목회 하셨고, 1.4후퇴 때 제주도로 피난하시고 그곳에서 효돈 교회를 세우시고
목회하시다 부산에 오셔서 관북교회에서 잠시 시무하시고, 그 후, 서울에서 김창길 목사님의 부친 되시는, 김동철 목사
님이 세우신 서소문 교회에서 70세에 은퇴하시기까지 목회하셨습니다.
평생 하나님의 종으로 사신 분의 장남으로 태어난 제가 응당 신학교에 갔어야 했다고 지금은 생각되지만, 그때의 제 생
각은 농업국인 한국을 사리려면 농업을 부흥시켜야 한다는 열정에 불타, 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생각지도 않
고 제 고집으로, 신학을 공부하라는 부모님의 권고를 뿌리치고 농과 대학을 선택했습니다.
교회일이라면 목사의 장남이라는 의무 때문에 학생시절부터 교회에서 주일학교와 성가대 일을 열심히 도왔고, 대학을 마
치고 캐나다에 와서도 여전히 교회일이라면 모든 것 다 제쳐놓고 열심히 봉사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교회에서는 많은
직분을 맡겼습니다. 저는 저 자신의 욕심과 의를 드러내는 도구로 직분을 섬기다 보니 점점 힘들고 짜증이 나고 기쁨도
없어, 그만 해야 되겠다는 생각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자 하는 열정 없
이 자신의 욕심과 의를 위한 교회 섬김은 저를 지치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장로님의 권유로 특별한 신앙 훈련인
삼박 사일 동안 훈련받는 'tres dias'라는 수련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성 훈련은 저의 잠자는 신앙을 깨우고 영의 눈을 뜨게 한 사건이었고, 또한 모태로부터 지켜오던 전통적이고 습관
에 젖어있던 신앙으로부터 새롭게 태어나는 수련의 기회였습니다. 삼박 사일 동안 찬송만 불러도 목이 메어 더 부를수
없었고, 말씀 가운데 하나님 아버지 이름만 불러도 눈물이 쏟아져 주체할 수 없었던 감동과 감격의 귀중한 경험이었습니
다. 그 후부터 저의 신앙생활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 거듭난 생활이었습니다.
은퇴할 나이가 되어 경영하던 business를 정리한 후, 평소에 늘 갖고 있던 선교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기도하던 중,
중앙아시아에 있는 키르기즈스탄이라는 작은 모스렘 국가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가진
물질이나, 특별한 재능은 없었지만 최선을 다해 그 땅 백성들을 섬기려고 노력했습니다.
모슬렘 국가의 젊은 청년들에게 영어와 한국어를 가르치는 표면적인 일 외에 그들을 집으로 초청하여 식사와 교제를 나누
고, 친근해진 후 은밀히 복음을 전하고, 72년 동안 러시아의 통치에서 벗아난지 20년 밖에 안 된 취약한 환경 가운데
에서도 꿈을 가지고, 자기나라를 사랑하며, 산업, 교육, 의료, 정치를 재건하는 일에 헌신하도록 권면하면서 그들이 저
희들의 권면을 수긍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일은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또한 갓난아이들로부터 중,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교향땅을 떠나 열악한 환경과 모든 것이 불편한 곳에 와
서, 불평 없이 열심히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애쓰는 젊은 선교사들에게도 위로와 사랑의 손길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 그래서 저희는 기회 있는 대로 저들을 초대하여 식사를 나누고 교제하며 위로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에는 함께 기도
하고, 또 아이들을 돌보아 부모들이 쉴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많은 손자 손녀들로부터 할머
니 할아버지로 불리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이와 같이 부모와 친척들을 멀리 떠나 순례자의 길을 가는 저들에게 한 가족
처럼 섬기는 일도 저희같이 은퇴한 사람들이 선교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좋은 사역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곳에서 보낸 5년의 세월을 되돌아보며 하나님께 드릴 풍성한 열매는 많이 맺지 못했지만 키르기즈스탄에서의 5년의 삶
은 저희들 생애의 최고의 시간들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곳 캐나다에 돌아온 후 안식년에도 쉴 거처가
없는 선교사들의 위해 저희 집을 그분들의 쉼터로 사용하도록 내어드리기로 결심하고 비록 단기간이었지만 북미를 방문하
시는 여러 선교사님들을 지난 2년 동안 섬겼습니다.
키르기즈스탄에서 돌아온 후 건강진단을 통해 제 전립선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되었습니다. 조직검사, 혈액검사, CT
Scan, Bone Scan, 등을 통해 발견한 것이 암이 생겼을 뿐 아니라, 몸 전체 여섯 곳에 전이 된 상태라는 진단을 받
았습니다. 당황하고 실망된 날들을 보내다, 기도원을 찾아가 하나님 아버지와 조용한 만남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매일 기도와 말씀을 보는 가운데, 어떤 구체적인 응답이나, 특별한 체험은 없었지만, 언제부턴가 저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던 두려움과 좌절이 서서히 물러가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함과 새로운 소망이 저를 감싸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2년 12월에 전립선에 퍼진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후 2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현재까지 키모와 방사선 치료는 받지 않고 여성 홀몰 주사와 키모를 대신하는 약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
다.
왜? 하필이면 나에게 하나님께서 이러한 병을 허락하셨을까? 기도하며 말씀을 보던 중 이스라엘 15대 왕인 히스기야
왕이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함으로 15년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셨던 말씀을 대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통해 하실 일이 있으므로 저에세도 생명을 더 연장해 주시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일이란 아마
도 저와 같은 암 환자들을 돌아보고 그들에게 위로자가 되게 하시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서 저는 얼마 전 Canadian Hospice Society에 등록하여 12주의 훈련과정을 마치고 자원봉사자 자격을 갖추게 되
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우리 한국 분들뿐 아니라 카나다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며 환자들을 위로하고
사랑으로 돌보는 일에 하나님께서 저를 이 땅에 두시는 그날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 하려고 합니다.
저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감사함으로 오늘도 생명 주셔서 일할 수 있겠구나 하는 감격으로 살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에
서 맡겨주신 일대일 제자 훈련을 통하여 동반자에게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의미와 사랑을 깨닫게 하고, 돌봄이 필요한 분
들, 암으로 치료받는 분들, 소외되어 외로움에 자신을 숨기고 사시는 분들을 찾아 위로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도
합니다. 이 런 일에 저를 사용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와 찬송을 드리며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날까지 매일
기쁨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안에서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