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들려오는 소리
20호

개신교 수도원 수도회 건축보고 살아계신 하나님

05/08/16   김에스더

서울대학교 문리대 불문과 (B.A.)
프린스턴 신학교 목회학 석사
예일대학교 신학부 신학 석사
드루대학교 신학부 목회학 박사
미국장로교 (PCUSA) Palisades 노회 소속목사
개신교수도원수도회 제2대 수도원장

그러나 수도원은 기도하는 집이기 때문에 기도하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기도하면서도 염려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당시 매주 토요일 필리피노들을 상대로 마가복음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4주 연속 믿음에 관한 본문이 이어졌고 4주 동안 저는 믿지도 않으면서 성도들에게 계속 믿으라고 가르치고 있는 형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첫주는 마가복음 5장25-29에 열두해를 혈루증으로 고생하던 여인이 병에서 놓임받고 구원받게 되는 근원적 힘이 되었던 믿음의 성격에 대해서 저는 열두해 피를 흘려서 걷기조차 힘든 악성 빈혈과 어지럼증에 시달렸던 약하고 초라한 여인이 힘센 남자들과 수많은 군중을 뚫고 예수님 앞에 나아 갈 수 있었던 초인적인 힘에서 그녀의 믿음의 진실성이 표현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주는 이미 그 딸이 죽어버려서 소망이 끊어진 야이로에게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막5:36)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매주 성경공부가 끝나면 사방으로 흩어져서 30분동안 개인기도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도 역시 카펫에 엎드려 기도하는데 제 입에서 저절로 "하나님, 야이로에게 하신 말씀, '두려워말고 믿기만 하라'는 저에게도 하시는 말씀입니까? 아니면 야이로에게만 하신 말씀입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무런 대답도 하시지 않았고 저는 여전히 걱정에서 해방되지 못하였습니다.
그 다음 주의 본문은 예수님께서 고향에 가셨는데 고향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지 않음으로 인해 아무 권능도 행하실 수 없어 다만 소수의 병자들을 안수하여 고치셨다는 기사였습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기적을 경험할 수 없다고 수없이 가르쳤던 그 진리를 다시 자신에게 가르치며 믿음을 가지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믿음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 주의 본문은 열두제자를 둘씩 둘씩 선교여행을 보내시며 양식이나 가방이나 돈이나 두벌 옷도 가지지 말고 떠나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이었습니다. 즉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믿고 걱정말고 떠나라는 명령이었습니다. 눅22:35절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를 전대와 배낭과 신발도 없이 보내었을 때에 부족한 것이 있더냐 이르되 없었나이다" 라고 하심으로 하나님의 절대적인 공급하심이 그들 삶 속에 체험되어졌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없이 마가복음을 가르치면서도 4주동안 예수님게서 계속 믿음이란 주제로 저희에게 말씀하고 계셨던 것을 이제야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가 끝난 후 저는 하나님께 무릎꿇고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가 믿나이다. 저의 믿음없음을 도와주소서" 마치 마가복음 9장에 나오는 귀먹게 하고 벙어리 되게 하는 귀신들린 아이의 아버지처럼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믿음이 연약한 저를 불쌍히 여기사 그 순간 제게 믿음을 주셨습니다. 그 순간부터 모든 염려와 불안이 사라지고 확신과 열정으로 가득차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미국과 카나다에 지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수없이 보내었고 김창길원장님께서는 친필로 편지를 쓰셔서 우편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10월 28일 closing이 예정된 일주일 전이 다가왔습니다. 10만불이 모금되었고 아직도 오만불이 모자랐습니다. 이틀 전이 되었습니다. 이만 오천불이 모자랐습니다. 이만 오천불을 남에게 빌릴 것이냐 아니면 하나님께서 마지막 순간에라도 주실 것을 믿고 하나님을 기다릴 것인가는 저희들의 믿음을 테스트하는 시금석같았습니다. 한 사람은 빌리자고 했고 한 사람은 믿고 하나님을 기다리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10월 26일 주일 저녁에 어느 교회의 당회서기가 이만 오천불짜리 수표를 가지고 저의 집을 찾아왔습니다. 당회에서 오만불을 지원하기로 그날 결정했는데 절반은 새해에 지불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할렐루야! 하나님께서 친히 일하셨습니다. 말씀대로 이루시는 하나님, 신실하신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오늘도 믿는 자에게 하나님의 권능과 사랑을 보여 주셨습니다.

저희가 구입한 건물은 105년된 낡은 집인데다가 2년 동안 그냥 방치된 곳이었습니다. 손대지 않고는참 곤란한 곳이었는데, 특별히 부엌은 여자들에게 예민한 곳이여서 꼭 수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원장님은 현 상태 그대로 이사가겠다고 수리는 하고 싶지만 능력이 안된다 고 단정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말씀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척했지만 수리비용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었습니다. 그런데 closing을 마치고 서류를 기다리고 있는 중에 제게 문자가 왔습니다. 저희가 지원요청을 했던 2세교회 장로님께서 그날 선교위원회에서 수도원에 이만 오천불을 지원하기로 어렵게 결정했다고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교회는 과거에도 이만 오천불을 헌금해 주었던 교회였습니다. 교회의 선교후원 정책과 맞지 않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한번만 예외를 두기로 했다고 하였습니다.

Closing을 마치고 원장님은 바로 그날로 아는 contractor 를 불러 창고 2개와 차고 고치는 일을 부탁하셨습니다. 어느 건축가가 저 거라지와 창고는 너무 많이 썩어서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하는데 맘대로 허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demolition license를 가지신 분이 타운에 가서 허가를 받고 허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허무는것 만해도 만불이 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허물지 않고 repair를 하기로 하고 우리가 가진 만큼을 지불하기로 하고 공사를시작했는데 물론 내부는 낡아 시커매진 부분이 있기 하지만 그래도 눈이 의심스러울 만큼 깨끗하게 변모되었고 인스펙션도 무사히 통과하여 이제는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손대고 싶었던 곳은 부엌이었습니다. 그런데 estimate를 해 보았더니 최소한 3만불은 들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매주 금요일마다 인도하는 성경반이 있는데 거기 참석한지 두달밖에 되지 않아서 사실 그분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었던 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하루는 남편과 함께 수도원을 방문할 수 없느냐고 하더니 그날로 전화가 왔습니다. 남편이 자기 경비와 자기 기술로 수도원 부엌을 새로 고쳐주고 싶은데 괜찮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 귀가 의심스러웠습니다. 마치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온 것 같았습니다. 그분들은 1.5세 내외였는데 신분을 밝히길 원하지 않아서 저는 역사기록을 위해서라도 이름을 기록하고 싶지만 그분의 의견을 존중하여 무명의 천사라고 기록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인도한 아내분을 original 천사라고 부르며 웃기도 합니다. 그분은 항상 생글생글 웃으며 온 힘과 열정을 다하여 바닥을 뜯고 타일을 깔고 기존의 가구들을 전부 뜯어내고 새로운 타일 벽으로, 화력이 쎈 commercial oven으로, 전기값이 별로 안드는 전구로, 요즘 가장 잘 나가는 LG 냉장고, LG dishwasher로, 밝은 색갈의 캐비닛으로, 또 오래봐도 실증나지 않는 색갈의 granite로 싱크대를 바꿔 주었습니다. transformation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완전히 새로움이 숨 쉬는 곳으로 바꼈습니다. 그리고 두손으로 올리고 내리고 하는 따뜻한 색감의blinds를 달아 주었고 여기저기 필요한 곳에 꼭 어울리는 blinds를 달아 주었습니다.

또 closing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제게 한통의 문자가 왔습니다. Closing이 잘 되었느냐고 뭐 도울 것이 없겠느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분은 한국분과 결혼한 백인남성이었습니다. 그분은 수도원을 방문한 후 일층을 수리하여 깨끗한 예배실로 만들어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 내외분을 안지는 오래 되었지만 fashion회사를 하고 있는 분이라 이런 분야에 이렇게 탁월한 기술을 가지신 분인 것을 전혀 몰랐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사정이 어려운 것을 잘 아는지라 아내분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자재값이라도 내야되지 않겠나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분이 말하기를 최근에 동생네 집을 수리해 주고 받을 것이 있으니 그것으로 수리해드릴 계획이라고 염려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마치 마지막 먹고 자신과 아들이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는 사렙다 과부의 밀가루 조금과 기름 몇방울을 받는 심정이 바로 이럴거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분의 이름은 Robert인데 자원봉사자 친구들과 함께 페인트를 하고 한쪽 벽을 헐고 천장에 십자가모양으로 나무를 대고 거기에 전구를 달았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를 불러 마루바닥을 sanding하여 그렇게 패인 곳이 많아 상처 투성이였던 마루를 깨끗하고 맑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Robert를 도와 페인트를 칠해 주었던 두분의 여자분들은 3층에 침대가 필요한 줄을 알고 아키아에 가서 손수 샵핑하여 침대 2과 침구를 donation해 주었고 그 중 한분은 부엌에 필요한 것을 사도록 별도로 헌금해 주었습니다. 또 Robert의 아내는 예배실의 창문 네개에 하늘 하늘한 하얀 실크로 보일 듯 말듯하는 커튼을 손수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커튼은 전체적으로 우아함을 더해 주어서 정결함과 따뜻함과 포근함을 예배실에 더해 주었습니다. Robert와 그 친구들의 헌신봉사 얘기를 들은 우리 셋째 아들도 감동을 받아 2층 수리비용을 자기가 내겠다고 자원하여 2층도 마루를 샌딩하고 새로 페인트를 칠하였고 3층은 겨울방학 때 잠간 집에 다니러 온 college 학생 두명과 엄마가 페인트를 해 주어서 내부가 너무나도 놀라웁게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3층은 너무나 지저분하여서 심리적으로 별로 다가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이곳을 어떻게 하면 따뜻하고 유쾌하고 명랑한 곳, 사람들이 가고 싶은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 수 없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3층에 방이 세개가 있는데 두개는 guest들의 숙소로 한개는 기도방으로 꾸미고자 카펫집에 갔는데 카펫집이 이사를 간다하며 원장님에게 그냥 해줄 테니까 맘대로 고르라고 하셔서 생각지도 않게 기도방을 헌물로 꾸밀 수 있었습니다. 또 open house 때 수도원을 방문한 권사님께서 3층의 창문 5개에 커튼을 만들어 주신다 하셨습니다. 4월 24-26일 제 2회 사모님 수련회를 이곳에서 개최할 뿐 아니라 또 피곤한 영혼들이 영육간에 안식을 취할 수 있도록 침대와 침구가 필요했습니다. 마침 부활절 때 뜻밖에도 유아세례를 부탁받아 어린아기 두명에게 세례를 주었는데 그 부모들의 헌신으로 필요한 침대와 침구들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이 자꾸만 가는 3층이 되어 몸과 마음과 영혼에 새옷을 입혀주는 곳이 될 것을 믿고 감사를 드립니다.

Closing을 위해 믿고 기도하였더니 필요한 만큼 공급해 주셨고 수리까지도 해주실 것을 믿고 기도했더니 숨소리까지도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해주셨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생각지도 않게 하수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하수구에 문제가 있어 변기에 물이 back up하는 사인을 미리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 자원봉사자 중에 빌딩관리 전문가가 있어서 문제를 신속히 분별하여 말끔히 수리된 공간을오물이 덮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미리 지하실에 가서 파이프를 열고 문을 큰 통에 받아 내는 작업을 세번이나 했어야 했었습니다. 하수구문제는 저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의 수에 해당되었습니다. 200 피트 길이의 snake를 넣어도 문제가 잡히지 않아 카메라로 진찰한 결과 길 거리에 있는 우리 하수구가 막혀서 경찰까지 와서 한 블락을 막고 이틀이나 공사를 해야 하며 예상치 않은 2만불이 소요되었습니다. 저는 그날밤 한숨도 잘 수 없었습니다. 가만히 누워있는데 눈물이 절로 흘렀습니다. 왜 이렇게 마음이 약해졌는지 저는 제 emotion을 분석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잃어 버린 것은 2만불이 아니라 '봄에 대한 환상'이었습니다. 봄이 되면 수도원 바깥의 12기둥과 도어에 페인트를 칠하고 gutter를 바꾸고 정문의 2층과 3층의 녹슨 부분을 벗겨내리라, 그리고 잔디를 조성하고 대추나무, 감나무 등 실과나무를 심으리라는 봄에 대한 환상이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사님 두 분이 방문 오셔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나가는 것보다 미완성인 채로 조금씩 조금씩 이루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경험담을 말씀해 주셨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셨구나 하는 깨달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녹슨 처마도 그대로 이고 대추나무도 심지 못했지만, 텃밭을 일구어 부추와 파를 심고 선인장과 수선화를 심었습니다.

김창길원장님께서는 저에게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를 기름부어 주의 종으로 세우셨는데 날로 세속화되어 가는 교회와 교계를 위해서 우리가 무언가 할 일이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나이들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마는 무언가 아주 작은 일이라도 주님께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개신교 수도원 수도회를 통해서 한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교회와 교계를 위해서, 또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헌신하려고 합니다.

개신교수도원수도회 Protestant Abbey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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