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들려오는 소리
칼럼

[삶과 믿음] Never Again!

05/24/21   김에스더

서울대학교 문리대 불문과 (B.A.)
프린스턴 신학교 목회학 석사
예일대학교 신학부 신학 석사
드루대학교 신학부 목회학 박사
미국장로교 (PCUSA) Palisades 노회 소속목사
개신교수도원수도회 제2대 수도원장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21/03/05 미주판 15면 입력 2021/03/04 19:00

어느 날 15세 된 소녀는 순사들이 찾아와 공장에 일하러 가야 한다고 해서 집을 떠났다. 그녀가 각지에서 온 소녀들과 함께 도착한 곳은 바로 일본 군인들의 성적 욕망을 풀기 위해 마련된 위안소였다. 매일 수십명의 짐승 같은 남자들을 상대해야 했고 그 잔혹한 생활을 견딜 수 없었던 소녀는 죽으려고 어렵게 구한 약을 먹었지만 죽는 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전쟁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지만 아무에게도 그 고통을 말할 수가 없었다. 이 얘기는 인터넷에 나오는 어느 피해자 할머니의 고백이다.

일본은 전쟁이 있는 곳마다 일본군 위안소를 설치했다. 강제로 혹은 속아서 끌려갔던 소녀들은 성적 노리개 뿐 아니라 잔혹한 폭력의 대상이기도 했다. 전쟁 이후 집에 돌아왔지만, 그 고통과 억울함을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1991년 8월 14일 이학순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어 최초로 피해를 공개증언하고 일본 정부를 상대로 아시아·태평양 전쟁 한국인 희생자 보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일본 법정에서 위안부 피해 상황을 증언함으로 성노예로 칭해지는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사사기 19~21장에 한 레위인의 첩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한 레위인이 집 떠난 첩을 찾으러 베들레헴에 있는 그녀의 친정집을 찾아간다. 첩을 달래서 데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베냐민지파에 속한 기브아의 한 노인의 집에서 밤을 보내게 된다. 그날 동네 불량배들이 집에 머무는 손님(레위인)을 내놓으라고 난동을 부린다. 집주인은 그 대신에 처녀인 딸과 레위인의 첩을 내어 주겠다고 간청한다. 그러자 이 레위인은 자신이 살기 위해 자기 첩을 끌어내 그들에게 내어 준다. 그녀는 밤새 집단폭행과 강간을 당하고 새벽에 풀려나 간신히 집 앞에 와 쓰러져 버리고 만다. 그 레위인은 이 여인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12토막을 내어 이스라엘 12지파에게 보내어 베냐민 지파의 악행을 고발한다. 분노한 이스라엘의 11지파와 베냐민지파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이스라엘은 대승을 거두고 베냐민 남자는 600명만 살아남게 된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12지파 중 한 지파인 베냐민 지파가 사라지게 둘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길르앗 야베스를 침략하여 그곳의 처녀 400명을 잡아서 생존한 베냐민 남자 600명에게 주어 베냐민 지파의 존속을 도모하게 된다. 그때 여자가 200명이 모자라자 실로의 춤추는 200명의 여성을 베냐민 남자들에게 납치하여 아내로 삼아 베냐민 지파의 대를 이어가도록 한다. 기브아 불량배와 같은 짓을 이스라엘도 동일하게 저지르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다. 여자는 그렇게 대우해도 되는 존재였으니까 말이다.

이후 선지자들은 기브아인들 처럼 타락한 이스라엘에 대해 심판을 언급한다. 특히 호세아 선지자는 “그들(이스라엘)은 기브아의 시대와 같이 심히 부패한지라 여호와께서 그 악을 기억하시고 그 죄를 벌하시리라”(호9:9, 10:9) “선지자 아모스는 불의를 보고 입 다물고 있는 소위 ”지혜롭다“고 하는 자들에게 심판을 경고하며 ”Speak up“을 외친다.

왜 성경은 여성에 대한 잔혹한 강간, 납치, 폭력을 기록하고 있는가? 여성은 인간이 아니라 소유에 불과함으로 인격도 언어도 이름도 의견도 없었고 오로지 남자의 처분에 맡겨진 쾌락의 대상이고 출산의 도구에 불과했던,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대의 이야기를 왜 성경은 말하고 있고 필자는 그 불편한 진실을 되풀이하고 있는가? 그것은 다만 고대의 얘기가 아니고 바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바로 처참했던 일본군 성노예의 얘기이며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들의 얘기이다. 하버드대학의 램지어 교수가 종군위안부를 자발적인 매춘부일 뿐이라고 학문을 가장한 거짓말을 퍼뜨리려 할 때 우리는 일어나서 계속 진실을 말하며 지구 상에 다시는 이런 잔혹한 테러가 일어나지 않도록(Never Again)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개신교수도원수도회 Protestant Abbey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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