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들려오는 소리
칼럼

[삶과 믿음] 사람을 살리는 수련회

05/24/21   김에스더

서울대학교 문리대 불문과 (B.A.)
프린스턴 신학교 목회학 석사
예일대학교 신학부 신학 석사
드루대학교 신학부 목회학 박사
미국장로교 (PCUSA) Palisades 노회 소속목사
개신교수도원수도회 제2대 수도원장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21/05/07 미주판 14면 입력 2021/05/06 19:00

개신교수도원수도회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2박 3일간 줌을 통한 제6차 사모님수련회를 개최했다. 2015년에 시작해 매년 봄에 개최했던 목사의 아내(사모님)를 위한 수련회는 작년 봄 뉴저지가 셧다운 되면서 한 해를 걸렀지만 올해에는 줌으로 수련회를 개최하자는 사모님들의 요청으로 화상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수련회를 매년 개최하게 된 동기는 필자가 30대 초반일 때 어느 사모님으로부터 들은 충격적인 얘기가 내 마음속에 마치 꺼지지 않는 모세의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의 목회 중에 문제가 생겨 교인들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사모에게 온갖 나쁜 말을 하는데, 벨이 울리기만 하면 심장이 벌렁벌렁 뛰며 식은땀이 흐르며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저는 당시 사모님들의 성경공부반을 인도하고 있었는데 그땐 너무 어려서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 것이 내게 큰 안타까움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강사는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성서신학으로 PhD를 하신 한진희 목사님을 모셨다. 성서신학의 석학을 강사로 모신 덕분에 6명의 목사님도 참석하여 17명의 사모님과 더불어 23명이 참석하였다. 1회 때 내건 슬로건은 “사모님이 살면 목사님이 살고 목사님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는 것이었고 금년도 23개의 교회를 살린다는 신념으로 수련회를 진행하였다.

사모가 된다는 것은 분명히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특권이고 은혜지만 동시에 많은 책임과 제약이 따른다. 어느 참가자는 사모의 생활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죽이든지 살리든지 맘대로 하시라고 새벽기도에 나가 울기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다가 육신의 병이 생겼다. 치료하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하지만 고생하는 교인들을 생각할 때 체육관에도 갈 수 없었다. 결국 우울증까지 걸렸지만 맘대로 울지도 못하고 샤워기 틀어 놓고 엉엉 울었다고 한다.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조다리에서 떨어져 죽고 싶을 때도 있었고 밤에 한숨도 못 잘 때도 있어서 병원에 갔더니 정신과 의사에게 가보라고 했다. 소문나면 교회에 누가 될까 봐 정신과 의사에게도 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마침내 가족에게 얘기하고 기도 모임에도 고백하고 기도 요청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큰 충격을 받아 더 큰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모님을 만나 함께 기도하다 고침을 받고 만나는 사람마다 간증하는 가운데 우울증으로부터 해방되었음을 고백했다.

필자도 사모로 40년 이상을 살았다. 남편과 약혼 중에 어느 신학생이 사모 십계명이라고 준 쪽지에 첫 계명은 “사모는 교회 내에 친구가 있어서는 안 된다”였다. 나는 이 계명을 충실하게 지켰다. 필자의 남편이 부목사 시절 시무했던 교회 담임목사의 사모님은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모릅니다”라는 세 마디 밖에 안 했다고 하며 남편은 내게 침묵을 강요했다. 작은 교회의 많은 사모님이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회 봉사에 남편의 내조와 자녀 양육의 사중고에 오랫동안 시달리다 보면 마음과 몸이 병들기 쉽다.

화상으로 예전과 똑같이 2박 3일 수련회를 개최하는 것은 무모한 것 같아서 시작 전에 기도를 많이 했었다. 그러나 예전과 똑같이 강의를 듣고, 함께 먹고 마시며, 마음을 터놓고 친교 하는 중에 성령의 충만함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었다. 어느 사모님은 이렇게 간증했다. “6개월간 외부세계와 담을 쌓고 살았다. 그러다 이 수련회에 참가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였다. 누군가를 살리는 수련회였고 하나님 나라가 여기 임했다.”라고 고백했다. 필자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새로운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지속해서 사모님들을 도울 수 있는 여건을 허락해 해달라고. 또한 성도님들에게 사모님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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