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들려오는 소리
김창길 목사 칼럼

어느 성직자의 하루

10/12/14   김창길

개신교 수도원 수도회 원장
뉴저지장로교회 원로목사
해외 한인장로회 뉴저지노회 공로목사

곤한 잠에서 깨어난 새벽 네시
부시시한 얼굴 흐트러진 머리카락
언제나 거울 앞에서 단정히 가누는

한 시간동안 원고를 꼭 붙어 잡고
절실히 들려오는 음성을 기다리는 침묵기도

강단에 세우신 말씀되어
내 것이 아니고 전부 그분의 것으로
오직 예수님 때문에
진정 변찮는 말씀이 계시기에
사상이나, 기교나, 경험과 이론이 필요없는
잠간동안 지나가는 뜬 구름

혼자 남아서 무릎꿇고 못 다한 기도
부르다가 외쳐도 묵상 중에도 여전하신
용서와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문밖을 나서는 발걸음

잉글우드 병원에 들려 병상에 누운 환우와 기도 드리고
양로원을 찾아 어르신네들과 옛 이야기를 하다가
12시엔 결혼할 젊은이들과 사랑과 꿈과 미래를 나누다가
Hackensack병원으로 달려 가서 교통사고로 인한 
수술하기 전 환우와 가족을 위해 간곡한 기도
4시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고 우는 자와 그냥 울다가
밤 8시엔 김기호 예의원에서 장례식을 마감하고 유가족을
보낸 후엔 밤길을 아내와 운전하여 집으로 간다.

왼 종일

환자가 되어 아파하다가
아이들처럼 천진하게 웃었다가
맘 상한 자를 붙잡고 눈물로 기도드리다가
젊은이들과 사랑과 꿈과 희망으로 부풀다가
인생의 종말을 깨우쳐 주다가

아아

아픔과 희망이 바뀌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이어주는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기쁨과 슬픔이 끊어지는

인생은 세월 속에 사연을 남기는
모든 것에 창조와 종말이 섭리하는

이제
사상과 철학과 이념을 벗어 놓고
감정과 체면, 기분과 열정을 비우고
과시와 오만으로 으시대지 못하는
얼굴이 보이지 않은 섬김으로
아주 낮은 자리에서 묵묵히 소금으로 녹아지는

목회자로 일생을 사는 게 아니라 보통 사람으로
죄인으로 사는 것이다.

배우의 연기도 못하면서
인생의 종말을 물어 보며 깨달아 가며
내가 아닌 그분의 삶을 본받아 살아 가는 것이다.
내가 아닌 내가 되어 왼 종일 살아 간다. (09. 01. 2014)

개신교수도원수도회 Protestant Abbey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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