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갈 길 다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내 주안에 있는 긍휼 어찌 의심하리요 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늘위로 받겠네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 하리라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 하리라"
"주님 내 길 예비하시니 나기뻐합니다. 주님 내 길 예비하시니 나 기뻐합니다. 여호와 이레 여호와 이레 주님 내 길 예비하시니 여호와 이레"
눈을 뜨자 새벽엔 이 찬송을 부르며 아멘으로 감사한다.
나는 1940년 만주국 신경특별시 입선정교회에서 조선족 이민 목회하시는 가난한 목사의 다섯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조국의 광복과 더불어 서울로 돌아오시어 만주에서 귀국하여 의지할 곳 없는 조선족을 위하여 서소문교회를 개척하셨다. 그러다가 6.25 동란이 일어났을 때 혼자 살고자 피난가지 않으시고 끝까지 교회를 지키시다가 공산당에게 납치되어 북으로 끌려가셔서 평안도 순천 근처 외딴 산골 성직자들(목사와 신부)의 집단 수용소에 수용되셨는데 그곳에서 장티푸스에 걸려 첫 번째로 그곳에서 돌아가셨다.
나중에 동아일보에 북에서 남파되었다가 자수한 거물 간첩의 진술이 연재되었는데 거기서 납북 저명인사들의 소식이 실린 중에 아버지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 한국 교회는 아버지를 순교자로 인정하여 용인 순교자 기념관과 서소문 교회당 안에 아버지의 돌비석이 세워져 지금도 묵묵히 서있다.
다섯 살 때 대한민국에 돌아와 초등학교와 미션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 과정에서 지식 위주의 교육보다는 신앙을 근간으로 인격 형성에 중점을 두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교육을 받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갑자기 내 짝 김영봉이 중이염으로 죽자 생의 허무를 느끼며 잠시 방황하였다. 그때 교목 김창일 목사님의 지도로 신학을 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겨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어머니께서 너무 고생스러우신 나머지 육형제를 맡겨 두고 떠나신 아버지를 원망하시던 마음을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
26세에 서울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자마자 육군 군목으로 입대하여 제 80연대와 육군본부 여군훈련소에서 4년 반 동안 근무했고, 서소문교회에서 5년간 부목사로, 캐나다 토론토한인장로교회에서 교육목사로 4년, 그리고 뉴저지장로교회에서 담임목사로 31년 동안의 사역을 마감으로 은퇴하였다. 모두가 하나님의 전적인 은총이요 하나님이 마련해주신 풀타임 사역이었다. 한 교회에서 30년 이상을 목회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일이며, 또한 성도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믿는다. 목회 여정을 돌이켜보면, 고비, 고비마다 예수님께서 간섭하여 이끌어 주셨다.
은퇴 석상에서 나는 은퇴 후에 수도원 운동을 하겠다고 공포했다. 종교개혁 후에 개신교회가 잃어버린 가장 큰 유산은 수도원 운동이다. 교회가 인본주의로 세속화 되어가고 황금만능으로 부패, 타락할 때 수도원의 청빈과 기도와 노동의 실천을 통해 교회는 영적 갱신과 영혼의 쉼을 얻는 가운데 교회의 본질을 되찾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힘을 얻을 수 있다.
목회를 은퇴하면서 돌이켜볼 때, 내 교회에만 집착하고 세상에 대한 교회의 전반적인 책임과 사명은 등한시 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초교파적인 연합이 아쉬웠고 사회를 향한 교회의 강력한 목소리가 부족함을 느꼈다. 목회 사역에 쫓기고 많은 사람을 돌보다 보니 본질적인 복음의 요소가 형식적이거나 약화되지는 않았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설교를 열심히 준비해서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목회자가 설교대로 사는 생활이 아닌가? 목회자로서 교인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지 않은가 하는 것들이다.
개신교수도원수도회 운동은 세상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함께 하면서 수도생활을 하도록' 돕는 운동이다.한국교회나 이민교회가 일부 초대형화 (Mega Church) 되면서 이를 본받고자 하는 교회들이 시설 확장과 환경적 편리와 교인 모이는 일에 치우치다 보니, 화려하고 사치해가고 기능적 조직화 되어가는 모습이다. 그래서 교회는 사회 기관처럼 되어 영성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 심히 안타깝다. 이민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목마름'이다. 하나님의 일은 많이 하는데 봉사에 누구보다 더 적극적이었는데 내 안에 만족이 없다는 것이다. 내면은 더욱 피폐해지고 갈증은 더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자신의 헌신적인 신앙생활의 결론은 이것인가 하며 허무에 빠지는 사람도 보았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뿌리 내리도록 돕지 못한, 즉 영성을 잃어버린 현대교회가 낳은 부산물이다.
이민자는 미국에 와서 사업과 주택도 마련하고 자녀 교육도 외형상으로는 성공한 이들도 많다. 유학 와서 학위를 받았거나 주재원으로 왔다가 영주하게 된 이들도 있다. 초창기 이민자는 맨손으로 와서 미국인들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생을 겪은 끝에 기반을 잡은 이들도 많다. 그런가 하면 신분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자녀 교육 때문에 미국에 왔는데 한국 있을 때보다 더 문제가 있어 고민과 갈등을 하는 이들도 많다. 이들의 문제를 한 교회의 힘으로 해결하기가 힘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