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도의 사랑이야기
06/22/21
개신교 수도원 수도회 원장
뉴저지장로교회 원로목사
해외 한인장로회 뉴저지노회 공로목사
[기독뉴스 연재]
서울서 영문학과를 졸업하자마자
맨하탄 캠퍼스 달려 온 갓 스물 넘긴 꿈
장학금 받아 가족과 친구들 멀리 홀로이
교수님 조언따라 박사학위 받아 모교 교수가 되고자
부단히 불철주야 곁눈질 없이 전념하는 당당한 여인
대학시절처럼 학업이 쉽게 풀리지 않는
언어와 문학과 학문이 깊어 점점 어렵고 답답해지는
노력과 생각과 이상으로만 되어지지 않는
도저히 헤쳐 나오지 못하는 마지막 순간에
첨으로
캠퍼스 성경공부반에 들어 가
무신론자로
평생 한번도 교회 나가 본 적이 없는
바쁘고 시간이 아까웠기에
오늘은 지난 날처럼
담담하게 비아냥이나 반항감없이
제 발로 걸어 들어 가
세계서 모여 온 석학들이 차분하게 경청하는 진지한 시간
환한 미소진 얼굴로 예수이야기를 말하는 자리
기숙사 방에 돌아 와
도서관 연구실에 들어가
골똘히 혼자 나만이 생각하다가
성경을 강의해 준 신학도에게
이멜로 생의 문제를
전화로 신앙의 문제를 논하다가
부족하고 안 통할 때는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며
영어로 계속 이야기하다가 가끔은 서투른 한국어로 더듬거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희미한 눈이 맑게 열리고
막힌 생각이 뚫리며
답답한 마음에 뜨거운 감동이 요동치며
신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결심이
성령의 태동이 움직이기 시작
일년 반 쯤 지난 어느 날
그녀가 프레즈비테리언 병원에서 암3기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
세 살적 이민 온 시민권 가진 신학도는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과 코넬병원 그리고 뉴욕대학병원을 찾아
제2, 제3의 진단서를 받아 쥐고 키모세라피를 받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의사는 죽는다는 이야길 끝내 들려 주지만
임종하기 전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한 시간 넘는 길을 운전하여 찾아 와
손을 잡아 주며 성경이야기, 삶의 이야기, 죽음에 대한 이야기, 죽음 후일의 이야기, 부활과 영생을 확신시켜 주는 신학도
우리의 만남은
두 문화권 사이에서
신앙으로 예수님 안에서
무신론자가 구원받는
짧은 만남이지만
의문과 회의가 신앙으로 구원이 확신되는
동정이 사랑으로, 참 그리스도의 사랑이 실천되는
잠깐 동안 이 세상의 사랑이 보이지 않는 저 세상의 사랑으로
영원히 이어가는
신학도의 번민은
말하는 성경공부가 아니라
가르치는 성경공부가 아니라
이론으로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나타내는 것이다
아직도
안수받지 않는 신학도
지켜보던 그녀의 아버지가
예수님을 믿기로 작정한다. (7.20.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