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들려오는 소리
김창길 목사 칼럼

가난한 고아를 돌보지 못한

06/22/21   김창길

개신교 수도원 수도회 원장
뉴저지장로교회 원로목사
해외 한인장로회 뉴저지노회 공로목사

[기독뉴스 연재]

파아란 가을 하늘 한 조각 흰 구름 지나가듯
불현듯이 이름도 가물가물 기억도 되지 않는 소년
비가 오면 촉촉이 젖은 몸으로
추운 겨울엔 덜덜 떠는 몸으로
빠지지 않는 중고등부 예배

교복 없이 단출한 옷차림
모두들 교복차림 속에 튀어난 어린 남학생
또래 속에 어울리지 못하는 낯선 수줍음
예배 끝나면 성경 공부반에 들어가지 않고
살며시 교회당 문 밖을 빠져나가 사라지는

뒷자리 앉아
두 눈 밝히 뜨고 귀 기울여 듣는 설교
머리 숙여 절실히 드리는 기도
흥겨운 목소리로 부르는 찬송가
차분히 혼자서 하나님을 향한 신심(信心)

예배 드리고 나서는 발걸음 전도사님과 나누는 인사
좀 만나 이야기 하자고 해도 사양하는
심방을 가겠다 해도 망설이는
모든 것 가리우며 떨어지는 외로움
설교단에서만 넌지시 바라보며 울리는 말씀

얼마 지나 알게 되는
중앙일보 집배원 공동판잣집 합숙하는
새벽 4시 신문 받아 집집마다 배달하는
부지런히 일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가엾은 착한 소년
또래와 어울리기 피하며 예배 건너지 않는 야무진 신앙

시골에서 올라 온 촌 아이인가
부모형제가 없는 외로운 고아인가
보육원에서 지낸 불쌍한 아이인가
혹시 소년원에 들어갔다 나온 범죄자는 아닌지
애틋한 집념으로 다가가지만
일년쯤 되어 교회당에서 볼 수 없는
말없이 거처를 옮겨가 버린
기다려도 찾아봐도 도저히 알 수 없는
주일이면 남루한 차림으로 찾아 오던 눈에 선한 얼굴
60년대 말경 서소문 학생회에서 일년 동안 함께 예배 드린

서울 한 복판 도심 교회당 서소문교회
중고등부 학생회 좋은 소문이 사방에 퍼져 나가는
오십 명에서 백 명이 모이고 백 명을 넘어 이백 명 모여가는
에덴동산의 새싹들과 빛이 되어 비추는
유명인의 자녀들 다른 교회 다니는 아이들까지 끌려오는

서울 장안 유명한 학생회로 성장해 가는
중등부와 고등부로 분리되고 각부 전임교역자를 초빙하고
이십 명의 교사가 합심하여 기도하고 상담하며 성경 가르치고 심방하고
주일이 모자라 토요집회, 때론 주중에도
자못 공립학교마냥 긍지와 자부심

가난한 자들과 하나님으로부터 소외된 자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
잘 따르는 아흔 아홉 마리 양을 우리에 두고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내시는 목자 예수님
환난 중에 있는 고아를 돌보라고 하신 성경말씀

많은 학생들을 모아 들였지만 작은 한 학생을 잃어버린
크고 많고 유명해졌지만 작고 적고 힘없는 학생이 무시되어 버린
나의 열성으로 교회 일을 뼈빠지게 했지만 거기에 예수님 정신 고아가 빠졌습니다.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니라 근본적인 하나를 찾아 나서는 목자가 되게 하소서
오 주여 용서하옵소서
젊은 날 목회 초년 전도사 부목사 시절 잘한다고 칭찬 듣던 그 시절에
예수님을 바로 알지 못했던 죄를 용서하소서
가난하고 외롭고 힘든 고아와 과부와 함께 하게 하소서
예수님을 바로 믿고 성경대로 살게 하소서
심령이 가난하여 살게 하소서

개신교수도원수도회 Protestant Abbey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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