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들려오는 소리
김창길 목사 칼럼

순교자의 자녀가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06/22/21   김창길

개신교 수도원 수도회 원장
뉴저지장로교회 원로목사
해외 한인장로회 뉴저지노회 공로목사

[기독뉴스 연재]

삼십 여년 전 주일 새로이 나온
뉴욕에서 클립사이드 파크로 이사 온
어머니와 갓 결혼한 아들 부부
정작
그 집에 도착했을 때는
반백에 지성적인 인상을 풍기는 듬직한 아버지
일찍이 일본 유학 가서 법학을 전공한
지금 미국에서 법적인 문제를 자문해 주는 일을 하시는
어색하게 함께 드려진 예배
심방대원과 한쪽 켠에 비껴 앉아 목사와 대화를 나누며

저는 덩주 오산학교 출신
목사님 모교 은사 장로회 신학대학교 박창환교수와 동기동창
어느 순교자의 둘째 아들

아직
하나님을 믿지 못합니다
그래서 교회를 다닐 수 없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깜짝 놀랬지만
믿을 수 없는 사실 앞에서 어안이 벙벙해지는
속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놀란 감정을 짓누르며
당황과 혼란을 참으며 태연하려고 애쓰는
설마하면서
아무 말 못하고 들려오는 어르신 말씀을 경청한다

하나님이 진정 살아 계신다면 사랑의 하나님이 틀림없다면
올 곧게 하나님의 진리와 정의를 위해 사셨던 우리 아버지를 신사참배 반대한다는 이유로
일경에게 잔혹하고 처참하게 죽게 하실 수 있을까

아버지가 신앙을 지키려고 순교를 당하셨는데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한데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되어
어머니와 어린 자녀들에게 사택을 비우라는 교회의 냉정한 처사가 바람직한 것인지

새어머니는 우리 어린 동생들에게 신앙교육을 위해 억지로 기도와 예배에 강제로 참여케 하며
금식기도를 한답시고 배고파 우는 동생들에게 밥을 주지 않는 것이
벌하고 야단치는 것이 어머니의 사랑인가
생모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자녀들에게
너무 혹독하고 매서운 신앙교육이 아니었는가?

어머니는 아버지를 진정 올바르게 내조하셨던가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신에 대한 실존적 질문을
하나님을 믿는다는 주변 교회 아쉬운 결정과 어머니의 신앙 교육 방법에 대한 회의를
질문을 하는 순교자 아들의 쌓인 아픈 외침이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가 믿었던 하나님은 정말 뚜렷이 존재했습니다
아버지의 하나님은 확실히 계십니다

그런데 주위의 믿는 사람들의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 그런 하나님을 믿지 않습니다
칠순이 다 되어가면서 오십 여 년 전 일을 아직까지 아린 아픈 상처를 하염없이 기억하는 푸념

한국교회를 대표하여 혹독한 일제 신사참배를 거뜬히 이겨내신 위대한 순교자
6.25동란 공산주의자 박해를 포함해 수많은 순교자의 피를 대표해
세계적으로 추앙 받는 순교자
훗날 연세대학교는 상과대학 졸업장을 추서하고 모교에는 기념비가 세워지고
시신없이 국립묘지에 안장되고 곳곳에 기념관이 세워지고
순교자 기념 오페라가 공연되지만

어버지의 강력한 유일신 십자가 구속의 감격 신앙의 정결성
아들은 그만 핍박과 고뇌로 신앙 근본 원점을 잃어버리는
말과 제도와 환경으로 치장하는 변명을 질타합니다
순교자의 아들은 순교자가 아니다
하나님은 아버지와 아들을 나름대로 다르게 만드셨다

막내 동생은 장로가 되어
형이 아버지 죽음의 상처가 너무 심해서 그럽니다
언젠가 꼭 돌아 올겝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개신교수도원수도회 Protestant Abbey Mission

234 Tenafly Rd. Englewood NJ 07631
Tel: 201-408-4756, 201-655-0199   Email: estheryskim4@gmail.com
Copyright © Protestant Abbey Mission.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Intonet Solution

VISIT COUNT: 121470